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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작가 김현희 / 문학작품 분석

기사승인 [621호] 2024.08.29  11: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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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 교수의 ‘회복탄력성’ (1)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한 사람의 삶의 과정을 살펴보면 좋은 면에서든 나쁜 면에서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그것들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으면서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나쁜 일을 겪게 될 때 어떤 사람은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발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주환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이 질문에 대답한다. 즉, 이들의 차이는 회복탄력성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란 원래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뜻하는 말로,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는데, 이 책은 강한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한 지침서다(p.23). 체계적인 운동과 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를 수 있듯이, 회복탄력성도 체계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키워 나갈 수 있다.

역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통과 좌절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노벨경제학 수상자 다니엘 캐니만 교수는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회복탄력성은 바로 기억하는 자아의 문제다(p.45). ‘기억자아’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자아다. 이 기억자아가 자신의 고난과 역경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으로 스토리텔링 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 바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에미 워너 교수는 ‘카우아이’라는 최악의 섬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났다고 할 만한 72명의 아이들이,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데에는 어떤 공통된 속성이 있음 있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는데, 삶의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힘의 원동력이 되는 이 속성을 에미 워너는 ‘회복탄력성’이라 불렀다. 워너 교수가 40년에 걸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회복탄력성의 핵심적인 요인에 인간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던 72명의 아이들이 예상과는 달리 올바르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 주고 받아 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40년에 걸친 카우아이 섬 연구를 ‘사람마다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이 있는데, 그 능력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그러나 사람마다의 회복탄력성에는 차이가 있는데, 예상할 수 있듯이 어린 시절 부모나 가족들로부터 헌신적인 사랑과 신뢰를 바고 자란 사람은 회복탄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후 이루어진 많은 연구를 통해 어른이 된 이후에도 스스로의 노력과 훈련에 의해서 회복탄력성이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p.60).

이제 회복탄력성의 구성요소와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을 살펴볼 차례다. 회복탄력성은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의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회복탄력성은 어느 정도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매우 역동적이어서 시간에 따라 변하며, 환경 요인과 문화, 교육, 개인의 노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에 나오는 검사법으로 나의 회복탄력성을 측정해 보자(p.69) - 한국 평균 195

자기조절능력( ) 대인관계능력( ) 긍정성( ) 회복탄력성 : ( )

긍정성을 강화하면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긍정성을 습관화하면 누구나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성을 습관화한다는 것은 뇌를 긍정적인 뇌로 바꿔 나간다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의 뇌는 습관적으로 보다 더 과감하고 도전적이어서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실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긍정적인 뇌의 특징이다(p.82).

자기조절능력이란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것을 조절하는 능력이다.

자기조절능력은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첫째로 스스로의 부정적 감정을 통제하고 긍정적 감정과 건강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며(감정조절력), 둘째로 기분에 휩쓸리는 충동적 반응을 억제하고(충동통제력), 마지막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이고도 정확하게 파악해서 대처 방안을 찾아낼 수 있는(원인분석력) 능력이다(p.95)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자기이해지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 감정의 조절 능력이다. ‘자기이해지능’은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는 능력에 자신의 감정 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대인관계지능’은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나 감정 상태를 잘 파악하여 분위기를 맞추고, 타인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이러한 지능은 흔히 리더십과 설득력으로 나타난다(p.106).

긍정적 정서는 사고의 유연성을 높여 주고,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가시켜 인지 능력의 전반적인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긍정적 정서는 뇌의 도파민 레벨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 도파민 레벨이 높아졌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좋아지면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고 이는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시키며 이에 따라 뇌의 인지능력이 향상된다. 긍정적 정서는 자기조절능력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능력도 향상시켜 준다. 사람들은 긍정적 정서와 행복감을 갖게 되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빨라지며 창의적으로 되고 상상력도 풍부해진다. 따라서 자신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줄 알아야 한다. 즉, 중요한 순간에 긍정적 정서를 스스로 유발하는 습관이 필요한 것이다(p.121).

충동억제력은 자신의 동기를 스스로 부여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관계되는데, 단순한 인내력이나 참을성과는 다르다. 자율성을 바탕으로 오히려 고통을 즐기는 능력 혹은 고통의 과정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마음의 습관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모든 연령층에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의 이데올로기’를 발견할 수 있다. 산에 오르는데,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목적인 사람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걸음, 한걸음이 모두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정상에 오른 후에 기대했던 행복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사실 행복은 성공의 결과라기보다는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하다기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행복해진다기보다는 행복해져야 회복탄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p.138).

원인분석력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자기조절능력과 감정통제력은 주로 감정의 문제이며 이는 뇌의 변연계와 관련되지만, 원인분석력은 주로 이성의 문제이며 이는 대뇌피질, 특히 전두엽과 관련이 깊다. 우리가 분노나 좌절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흔히 어떤 사건이나 사람이 나의 부정적 감정을 유발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그러한 일이 기분 나쁜 일, 슬픈 일, 화나는 일, 짜증나는 일이 되려면 반드시 나의 해석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나의 분노나 짜증은 외부적 사건이나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은 이를 사건-믿음-결과의 ABC 연결고리하고 부른다. 흔히 우리는 어떠한 사건(A)이 곧바로 우리의 감정이나 행동이라는 특정한 결과(C)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에는 반드시 우리의 믿음(B)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이다(p.141).

대인관계능력은 소통능력과 공감능력, 자아확장력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각각의 요소를 향상시킴으로써 대인관계능력이 향상된다. 소통은 일종의 기술이다. 소통능력은 인간관계와 설득의 능력으로 이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또 좋은 평판을 얻는다. 소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소통의 두 가지 차원 즉, 내용의 차원과 관계 형성과 유지의 차원을 이해해야 한다. 언어의 기능과 연관해서 이해한다면 전자는 정보의 전달 기능이고 후자는 친교의 기능이라 할 수 있겠다. 소통의 이 두 가지 측면을 이해하고 조화시키는 능력이 소통능력의 핵심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대부분의 갈등은 소통의 이 두 가지 차원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발생한다. 소통능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소통불안이다. 리어리와 코발스키의 연구에 따르면 소통불안은 두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첫째, 과다한 자기제시의 동기다. 즉, 상대방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이 클수록 소통불안은 증가한다. 둘째, 부족한 자기제시의 기대감이다. 즉, 내가 상대방에게 잘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적을수록 소통 불안은 증가한다. 따라서 소통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잘 보이려는 욕심을 낮추고, 잘 보일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면 된다. 그런데 특별히 잘 보이려는 욕심도, 자신감도 없는 것이 아님에도 소통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이는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실 타인의 시선이란 시선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적당한 수준의 자기높임과 자기낮춤의 조합이 중요한데. 이 적당한 비율은 다양한 인간관계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이 다양한 관계적 맥락에 따른 자기높임과 자기낮춤의 적절한 배율을 찾아내는 능력이 소통능력의 핵심적 요소다(p.177). 김주환, 『회복탄력성』, 위즈덤하우스, 2019. <다음호에 계속>

 

프리랜서 작가 김현희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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