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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기사승인 [599호] 2023.11.08  14: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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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에 찾아오는 고난을 우리는 피해갈 수 없다. 박완서 작가는 1988년 남편을 잃은 지 석 달 만에 외아들을 잃었다. 얼마가 지난 후에 쓴 『한 말씀만 하소서』 (세계사, 2004)에서 독실한 천주교도인 그가 남편과 아들을 잃고 부산의 큰딸 집에 가 있는 동안 겪은 고통과 분노, 절망감에 내뱉은 하나님에 대한 저주와 항의,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눈물겹게 묘사하고 있다. 그녀는 하나님께 항의한다. “하나님, 나에게 왜 이러세요? 왜 하필 납니까?” 그렇게 따지고 물어도 침묵하는 하나님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침묵하는 하나님을 향해 외친 외마디 절규가 “한 말씀만 하소서”이다. 

수많은 사역을 펼치고 은퇴한 이동원 목사는, 잘 나가던 큰아들에게 정신적인 질병이 찾아오고 둘째가 국제 변호사로 일하던 중 대장암 발견 후, 수술받고 나서 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는 불가사의한 과정을 거치면서 ‘야속하기만한 하나님의 침묵’에 30권이 넘는 신정론에 관한 책을 읽으며 답을 찾아보려고 했다고 한다. “침묵하는 고난에만 십자가의 의미가 있고, 자기 십자가는 아무 변명, 원망이 없이 믿음으로 지는 십자가”라고 곽선희 목사는 설교 ‘자기십자가의 신비’에서 말한다. 

대학생 이지선은 23세 때인 어느 날,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화상을 입어 40회 이상의 수술을 받은 후, 거울을 보고 외계인 같은 자기모습을 발견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릴 것인가, 하나님을 찾을 것인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 때, 하나님을 붙잡고 가치관이 바뀐 후, 그녀는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만났고’, 인생은 ‘동굴’이 아니라 지나가는 ‘터널’이라고 했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 (문학동네, 2022)은 책의 제목처럼 우리 삶에서 어려움과 상실의 순간도 결국 해피엔딩으로 향할 수 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상실과 고통에서 다시 일어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어제를 돌아보며 슬퍼하기를 멈추고, 내게 준 오늘을 살았다”고 했다. 극한 고난을 극복하고 한동대 교수를 거쳐 지금은 모교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상을 ‘꽤 괜찮은 해피엔딩’에 담았다.

세상 어느 것도 ‘해피엔딩’은 흔치 않다. 그러나 십자가와 부활이 핵심인 기독교의 복음은 해피엔딩이다. 이교수의 말에 울림이 있다. “불행한 일을 끝까지 불행한 일로 내버려 둘지, 그 나쁜 일로부터 좋은 걸 이끌어 내보려고 노력할지, 우리에게는 선택할 자유가 있다.” 그렇다. ‘야속한 하나님의 침묵’ 앞에서의 선택의 자유!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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