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생태환경칼럼(30)

기사승인 [549호] 2022.05.06  15:26:22

공유
default_news_ad2

- 겹벚꽃의 비밀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어느 듯 벚꽃의 짧은 시간은 지나가고 새로운 벚꽃이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벚꽃은 꽃잎이 가늘고 작아서 바람에 쉽게 날린다. 비가 오면 물에 젖어 바로 꽃잎이 떨어진다. 벚꽃은 아주 짧은 여정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다.

  벚꽃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서서히 꽃망울을 피우는 또 다른 벚꽃이 있다. 바로 겹벚꽃이다. 겹벚꽃은 꽃망울이 크고 두텁다. 우리가 보기에도 겹벚꽃은 확연히 일반 벚꽃보다는 눈에 쉽게 들어온다. 색감도 분홍빛이 돌아서 더욱 화려해 보인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 보다 개화시기가 좀 더 늦다. 그래서 벚꽃 축제에는 겹벚꽃이 참여하지 못한다. 물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벚꽃 축제는 자연의 시간이 아니다. 그냥 일반 벚꽃이 개화할 시기에 축제 기간을 정할 뿐이다. 겹벚꽃은 비록 벚꽃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전혀 아쉬울 게 없다. 꽃잎이 두터워서 더욱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겹벚꽃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겹벚꽃이 피는 시간은 일반 벚꽃보다 개화시간이 더 늦다. 그 만큼 준비할 시간이 많은 것이다. 자연 안에서는 일정한 시간과 기간이 필요하다. 더욱 일찍 핀다고 해서 그 꽃이 더욱 아름답다고 말할 수도 없다. 비록 사람들이 정해 놓은 벚꽃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겹벚꽃은 늦게 피지만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다. 어쩌면 모든 벚꽃이 다 지고 무미건조함이 지속될 때, 오히려 늦게 핀 겹벚꽃은 더욱 화려하게 주목 받는지도 모른다. 늦게 핀 꽃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이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다 때가 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먼저 꽃을 피울 수 없고, 또 나중 피고 싶다고 해서 늦게 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시간은 정확하고 다 때가 있는 법이다. 벚꽃 축제 시간을 때로는 뒤로 연기할 경우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자연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벚꽃 축제 기간을 설정해 놓는다고 벚꽃이 먼저 피지는 않는다. 

  우리는 벚꽃 개화 시기를 맞추어 벚꽃 축제 기간을 정한다. 자연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르다. 자연의 시간은 정확하고 다 때가 있는 법이다. 사람의 시간은 자연의 시간을 선행할 수 없다. 먼저 벚꽃 축제 기간을 정한다고 해서 벚꽃이 피어주지 않는다. 우리가 벚꽃의 개화 시간을 맞추어야 한다. 사람의 시간은 결코 자연의 시간을 바꿀 수도 없다. 사람들이 자연의 시간에 맞추어야 한다. 사람의 시간은 오직 자연의 시간에 순응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자연의 시간을 인위적으로 바꾸고 있다. 자연의 정확한 시간은 생태계가 잘 순환하고 서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연 안으로 들어가서 생태계의 시간을 역행하도록 만들고 있다. 숲이 왕성하여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곳을 휴향지로 만들고 있다. 휴항지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산 기슭에서 흘러 내려가는 계곡의 물을 오염시키고 있다. 서서히 자연의 시계 바늘이 녹슬어 가면서 생태계의 시간은 점점 느려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버린 비밀과 플라스틱으로 자연의 시간은 멈추고 있다. 정확했던 자연의 시간은 인간의 욕심과 배출된 쓰레기로 오염되어 서서히 자신을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시간이 멈춘다면, 우리는 더 이상 겹벚꽃의 화려함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의 시간이 멈춘다면 봄은 오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봄의 향연을 느낄 수 없게 도리 것이다. 늦게 피는 꽃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던 겹벚꽃은 더 이상 자연의 시간에 맞게 피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이 만든 창조 세계의 시간 즉 자연의 시간은 더 이상 멈추어서는 안 된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독자기고

item34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