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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 칼럼(9)

기사승인 [528호] 2021.10.13  15: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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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다스림의 존재에서 돌봄의 존재로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장 28절)고 기록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것에 대해 관대했다. 이로 인해 자연은 인간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존재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전통적 해석과는 달리, 학자들은 자연에 대한 책임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새로운 성경 이해를 시도했다. 

  전통적 영역에서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책임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인간중심적 가치관이 다소 반영되었다. 자연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인간의 역할이 자연에 대한 배려가 아닌 인간중심적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생태적 가치관이 중요하게 되면서 생태신학적 이해가 새롭게 나타났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과정에서 인간 중심적 가치관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 세계와 질서를 중시한 신학이 등장한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연의 생육과 번성에 대한 책임을 부과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연을 지배하고 땅을 정복하라는 의미는 인간중심적 지배와 다스림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든 자연의 가치를 인정하고 생태계의 모든 생명들과 함께 돌보아야 하는 ‘돌봄’의 책임을 부과한 것이다.

  과거 인간중심적 가치관에서 자연은 인간 지배의 대상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지배하거나 다스리는 대상이 아니다. 자연은 하나님의 창조물 가운데서 가장 위대하고 우아한 작품이다. 하나님의 작품에 인간이 덧칠 할 수 없으며 그 어느 것 하나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자연은 인간이 마음대로 조작하거나 색칠할 수 없는 하나님의 작품인 것이다.

  반 고흐의 작품을 훼손하거나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우리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가진 문화적이고 사회적 가치 때문일 것이다. 외국의 박물관에 전시된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훼손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그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많은 함의들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연은 하나님이 만든 가장 위대한 가치를 가진 유산이다. 자연이 주는 가치는 인간 세상에서 그 어느 것과 비교될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가진다. 자연은 하나님의 완벽한 창조에서 비롯되었다. 동시에 자연은 신의 창조에 있어서 일회적 사건이기에 다시는 인류 역사상 되풀이 될 수 없는 사건이다. 두 번 다시 인류에게서 자연의 창조는 일어나지 않는다. 일회적 사건이자 완전한 창조세계의 자연은 인간의 척도로 환산이 불가능하다.

  호주에 대형 산불이 났을 때 많은 사람들은 코알라를 구하기 위해 연기를 마시면서 사투를 벌였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보호해온 자연의 유산이 가진 가치 때문일 것이다. 브라질의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로 불린다. 그곳은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자연의 마지막 유산이다. 인류는 아마존의 거대한 숲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데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토록 인류에게 소중한 것은 지구의 마지막 자연의 보고이자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순수한 모습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작품의 완성도가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손길에서 비롯된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이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최초의 창조 작품이 그대로 보존되었기 때문이다.

  자연은 인간이 마음대로 지배하고 다스리는 대상이 아니다. 자연은 인류와 함께 공존하면서 인류에게 삶의 터전을 허락한 하나님의 섭리가 녹아있는 곳이다. 창세기에 나타난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이 자연의 생명을 잘 보호하고 돌보라는 의미이다. 자연이 없다면 인류는 삶을 이어갈 수 없다. 너무 당연한 말이자 단순하지만 우리는 그 당연한 말을 무심코 지나쳐버리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자연, 하나님의 작품에 더 이상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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