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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 세계화는 다문화 가정에서 이뤄야!”

기사승인 [547호] 2022.04.14  15: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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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 가정의 성공 열쇠, 언어 소통과 유연한 경제 활동

오늘날 우리는 경제와 사회 제도, 그리고 문화 의식에 있어서 개별국가 내부의 고착성을 뛰어넘는 국가간의 교류를 의미하는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말은 무한(無限)경쟁의 시대, 국경없는 경제시대로 돌입한 세계질서 속에서 국제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와 민족은 도태될 뿐 아니라 생존마저 위협받게 됨을 뜻하는 의미이다.

그래서 국제화를 정치적 의미로 본다면 국가 사이의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의 정책 제도 및 사고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급변하는 시대·사회에 적응, 당당한 세계의 일원으로 살아남기 위해 국수주의적 사고, 배타적 관행, 낙후된 의식을 국제수준에 맞게 고쳐가는 일이 국제화라는 것이다.

각 나라마다 자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각종 제도와 법규 관습을 고쳐가는 것은 물론, 개혁차원에서의 개방, 규제의 철폐, 기술의 혁신, 교육의 강화 등이 국제화의 중심 개념으로 보기도 한다.

이와 유사한 의미의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국제화와 유사한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개별국가의 개념이 약해지고 세계가 단일 공동체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하는 국제화의 상위개념이다.

세계화는 세계를 한울타리로 인류공동의 보편타당한 가치를 중시하는 특징을 갖는다. 세계화에서 강조되는 것은 각 나라나 민족의 특징·차별성 등이 아니라 상호의존성을 바탕으로 세계공통의 보편적 가치 기준을 추구한다.

각 개인의 행동양식에서도 활동 무대를 국내로 국한하지 않고 세계로 넓혀 나가는 것이 세계화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계획하고 인간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 세계화이다.

따라서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는 능력과 자세를 갖춰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합리적인 사고방식,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교육 등이 강조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제화 세계화에 일조하고 있는 한 가정을 소개한다. 이 가정은 부부가 2007년도에 만나 결혼에 성공하여 다복한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2007년도에 아내는 태국 국적의 26세, 남편은 우리나라 전남이 고향인 40세의 늦깍이 총각이 만나 무려 16년의 연령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한 그들의 스토리를 국제화, 세계화 개념 속 가정으로 소개한다.

올해 40세의 아내와 56세의 남편은 시흥 지역 한 아파트에서 중학교 1학년인 14세 아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남편은 시흥 지역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고, 아내는 태국 통번역 자격증을 취득해 은행에 근무하면서 경찰서 등에서 대민 봉사도 하고 있다. 다문화사회 속에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어 국제화 세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문화사회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민족집단들이 하나의 국가 혹은 지역사회에 함께 거주함으로써 형성되는 사회를 의미하며, 최근 들어 혼혈인가정과 국제결혼가정을 ‘다문화가정’이라고 부르기 시작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한국인과 외국인이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대표적인 유형이며, 그 외에 외국인근로자 가정이 국내에 이주한 경우,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에 입국하거나 한국에서 한국인 또는 외국인을 만나 결혼한 가정, 1인 가구로 혼자 들어온 외국인근로자 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다문화가정에 해당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결혼이민자 수는 매년 증가하여 2010년 1월 기준 전체 인구의 0.4%(약 18만 2000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여성이 89.7%(약 16만 2000명)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지난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되었던 해에 17만명이었던 결혼이민자와 귀화자 수는 지금 37만명까지 늘었다. 이들을 포함한 전체 다문화가족 수는 109만명으로, 우리 전체 인구의 2.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저출생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를 비롯한 취학 연령대의 다문화가족 자녀는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 2012년, 다문화 배경 학생 비율이 전체의 0.7%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까지 급격히 늘었다.

태국에서 태어나 16세 연상의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결혼 생활 16년차에 접어든 부인 ㄴ씨는 국제결혼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가족의 권유로 16년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했다. 생각해 보면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에 감동해 한 가정을 이루었다. 지금은 불편한 것이 없지만 당시에는 16살 차이를 극복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의 남편을 가까이 대해 보니 자유롭지 않은 언어 외에는 서로를 알아가는데 더 신중했고 조심한 결과 문제될 것이 없었다. 남편은 항상 내 위주로 생활하고 있어서 저에 대한 배려심이 남다르다고 생각하니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자상한 남편이다.”

어느 가정이나 다복한 나날을 보내는 가정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지 않고서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나이 차는 문제될 것이 없다.

이에 대해 남편 ㄱ씨 역시 결혼 대상자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을 때 나이 차가 너무나 망설이고 있을 때, 가족들의 권유와 나 자신의 처지와 위치를 생각할 때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결혼에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구애한 것이 지금은 잘했다는 생각이다.

남편 ㄱ씨는 “어머니는 집 안에서 너 나이가 몇인데 재고 있냐? 나이 40에 장가가는 것이 어디 쉽냐? 그것도 16살 아래의 부인을 맞이하는 건데 잘난척 그만하고 빨리 결혼할 생각이나 해라 말씀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남편의 이와 같은 말에 아내는 “막상 결혼해 보니 언어 말고는 문제가 될 게 없었다. 16살 나이 차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남편은 항상 제 위주로 선택권을 주고 결혼 생활에 임하니 저는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윤 교수(명지대학교 대학원)는 다문화 가족의 모델로 이 가정을 섭외해 만남을 주선했는데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다문화 가족의 모델로 삼고 싶어서 오늘의 만남을 시도했다. 현재 다문화 가족이 방송에 비추어지는 것은 좋은 점보다는 좋지 않은 점, 부정적인 모습으로 보도되고 있다. 다문화 가족의 좋은 모습보다는 좋지 않은 모습이 많이 방송을 타고 있죠. 그런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가정을 보게 되었다. 남편이 자상하게 대해주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아내 ㄴ씨는 “태국의 집에서 아빠와 엄마도 남편은 나이차 말고는 문제 될 게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 남편 집안의 부모님들 역시 언어 문제를 제외하고 다른 문제는 없다고 하셨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다”라고 말했다.

ㄴ씨는 “태국과 한국 어디가 좋은가?”라는 질문에도 “지금은 한국이 더 좋다. 기후가 더운 날씨의 태국과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한국이 기후적으로 달라 처음에는 적응에 곤란을 겪었지만, 지금은 한국 기후가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느낌을 말했다.

ㄴ씨는 또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태국을 방문하지 못했지만, 명절 때 태국을 방문하고, 2년에 한 번 꼭 태국을 방문해 장인 장모님을 뵙고 온다”고 부연했다.

또한 양가를 방문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냐고 묻자 “언어 외에는 없다”고 그녀는 답했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이 주는 안락함의 여유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그녀는 안산에 있는 모 은행에 근무하면서 태국어 번역이 필요한 관공서등에서 대민 봉사 활동하며, 직장생활과 취미생활을 적절히 조화시켜 의미 있는 자신만의 시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아들이 중학생인데 학교생활에 어려움은 없냐고 묻자 아들 ㄷ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주변의 친구들이 다 좋은 학생이다 ”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운동도 했고, 운동선수도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은 태국에서 다니고 싶다. 태국 대학교에 입학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장래 사업가가 되고 싶은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아버지 ㄱ씨는 “저는 인문학쪽으로 공부하게 하고 싶다”면서 “기회가 되면 아들을 태국에 보내 공부하며 태국과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세계화에 공헌하는 것이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다문화 가족의 성공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남편 ㄱ씨는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 과제”라면서 언어 소통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ㄱ씨는 “내가 잘못하면 한국 남자를 욕한다. 아내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한국 남자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있다.

20대에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 살았지만, 지금은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 다문화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아내는 가정에서 요리도 잘한다. 한국 음식도 잘하고, 다문화 가족이 모여서 사는 데 불편함 없이 가정생활에 충실하다”고 자랑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최소화하려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혼 이주여성은 한국에서 육아와 경제적 부양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요구받는다. 이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일자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유연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면, 결혼 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국적을 취득하고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없는 불안정하고 소외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부부간 대화 소통이 원할 수 있도록 언어 습득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교양지식도 넓혀 가야 한다.

겸재 정지윤 교수 제공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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