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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기사승인 [466호] 2019.12.16  16: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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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회, 사무총회의 시즌이다. 각 교회마다 풍성한 결산으로 희망찬 계획을 수립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보통 사무총회에서 최고의 관심사는 임직자 선출과 예산안 통과가 차지한다. 적임자는 사양하고, 비적임자는 욕심을 내는 난처한 상황은 당회를 상당히 곤란하게 한다. 교역자에 대한 사례 인상 여부와 교회 각부서의 전반적인 예산 편성은 필요경비 다음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임금인상 또는 임직자 선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의 비전과 목회 방향이 아닐까?  현대적 목회와 교회운영의 편의를 위해서 마련한 사무총회라는 제도가 교회에 어떻게 기여를 하고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직원회, 사무총회에서 일상화된 논쟁과 갈등에 대한 평가는 자못 다르다. 어떤 이는 건강한 교회의 필수적인 현상이라 하고, 어떤 이는 교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논쟁과 갈등은 유기체적 사회조직의 필수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왜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연말연시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생각해봐야 한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회의가 아니라 핵심가치를 이루는 것이며, 사무총회나 회무는 그 핵심가치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사무총회가 교회의 존립목적은 결코 아니다. 사무총회와 민주적 절차라는 늪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교회가 비민주적이고, 교회가 주먹구구식이어서가 아니라 형식적이고 소모적인 사무총회가 한국교회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회의를 통해서 존재할 수 있는 조직이 결코 아니다. 회무라는 것이 교회가 가장  주의깊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핵심일까?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올해 얼마나 예수님을 사랑했는가? 우리교회는 얼마나 이웃을 사랑했는가? 우리교회는 얼마나 복음에 충성했는가? 이것이 사무총회의 주제가 되고, 핵심 토론 명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이것이 사무총회의 주제가 된다면 사무총회는 갑론을박의 전쟁터가 아니라 상호의 충성된 종들의 회개와 결단의 길갈의 영적인 유월절과 할례터가 될 것이다. 교회는 세상을 바꾸기 이전에 자신부터 먼저 세상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는 시설, 건축물, 인테리어 등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교회 구조와 교회 관습을 시대에 적합하게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연말연시, 목회자들에게 가장 예민하고 목회적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에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무총회를 위하여 각 교단은 이제라도 복음적, 창조적, 시대적합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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