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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18)

기사승인 [610호] 2024.03.29  15: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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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흥회 인도하러 갔는데 성도가 4명, 다음 날엔 2명

안희환 목사(왼쪽 첫 번째)가 부흥회에 참여했던 성도들과 함께한 모습

관리도라는 섬에 있는 관리도교회에 부흥회를 갔는데 관리도교회 성도들이 4명이 모였습니다. 다음날에는 더 줄었습니다. 한 분의 가족 가운데 장례가 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른 한 분은 사정이 생겨서 못 왔습니다. 덕분에 관리도교회 성도들 2분이 참석했습니다.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 관리도교회에 함께 간 4분의 성도들과 제 아내가 있었기에 그나마 예배 분위기가 조금 살아났습니다.

관리도교회는 작년에도 제가 가서 부흥회를 인도했던 교회입니다. 열악한 교회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이윤제 목사님과 사모님이 힘을 다해 사역하시는 모습을 보고 우리 교회 의료선교팀과 연결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의료선교팀과 미용선교팀이 가서 열심히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부흥회를 인도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두 번째로 오게 된 것입니다.

너무 사람이 없는 교회는 강사로 가지 말라고 권하는 목사님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12명, 총 13명이 거라사의 귀신 들린 한 사람을 만나러 갈릴리 호수를 건너가졌는데 주님의 종 따위가 숫자놀음을 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조건 연락이 오는 순서로 말씀을 전하러 갑니다. 개척교회 부흥회가 잡힌 후 큰 교회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날짜를 바꾸지 않습니다. 연합집회 강사로 요청받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설교해서 은혜를 받게 한다면 그게 더 유익한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제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인본주의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섬 교회 목사님이나 농촌교회의 목사님들을 존경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곳에 있는 교회들은 미래가 불안정합니다. 기존의 성도들이 워낙 고령인데다가 세월이 갈수록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늘어가기에 현상 유지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이 오지도 않습니다. 일자를 찾아 도시로 가면 모를까 누가 농촌이나 섬으로 가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목사님들이 다들 도시로만 간다면 농촌이나 섬에 있는 성도들은 누가 보살필 수 있겠습니까? 그 소중한 영혼들을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결국 농촌이나 섬에 있는 목사님들은 그 귀한 영혼들을 보살피고 교회 밖의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군산중앙교회(무녀도에 있음)에 가서 4차례 정도 부흥회를 인도했습니다. 담임인 안창수 목사님께 도시로 가고 싶지 않으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안 목사님은 자신에게 그런 마음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섬에서 목회하겠다고 결단하였고 그 결단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섬보다 훨씬 조건이 좋은 곳에 갈 기회도 있었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했습니다.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된 후 무녀도는 이제 배가 아닌 자동차로 다닐 수가 있게 되어서 더 이상 섬이 아니니 더 깊은 섬으로 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아파서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안 목사님이나 이 목사님, 그리고 부흥회를 인도하러 갔던 섬 교회 목사님들과 교제를 나누면서 그분들이 나보다 훨씬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심으로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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