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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55)

기사승인 [610호] 2024.03.29  15: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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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밥러’, ‘댓글러’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인터넷 신조어는 한번 유행을 타거나 사용되면 거침없이 비슷한 신조어들이 만들어진다.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면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신조어들이 생겨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초등학교 부모님들은 신조어를 들으면서 또래 아이들의 문화를 읽어나간다.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 신조어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돌림 글자들이 새로운 신조어에 파생되고 있다. ‘혼밥러’는 혼자 밥 먹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 신조어가 유행되면서 ‘러’자 돌림 신조어들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댓글러’는 댓글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을 말하고, ‘오지라퍼’는 남의 일에 지나치게 참견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다. ‘맛집러’는 말 그대로 맛집을 찾아서 다니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음식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는 신조어로 일컬어진다.

이처럼 신조어는 또 다른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그 여파는 만만치 않다. ‘막말러’, ‘참견러’, ‘투잡러’, 등 많은 신조어들이 함축적인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한번 신조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 보면, 마치 하나의 일상어로 변하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조어는 일상어로 변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줄임말은 더욱 환영받고 있는 셈이다.

활발한 인터넷의 사용과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스마트폰과 SNS의 이용으로 인해 신조어는 언어의 다양성을 만들어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신조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줄임말의 결합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신조어는 문자 세대의 사용자들에게 ‘줄임말’의 역할을 하지만, 새로운 언어들의 합성어로 그 사회의 변화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스텔스(stealth)’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스텔스플레이션’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비행기처럼 그 사회의 물가지수 변화가 아주 조용히 발생되어 알아차릴 수 없는 물가 상승 현상을 일컫는다. 이처럼 신조어는 단순히 줄임말을 넘어 사회의 변화를 읽게 해준다.

아주 오래된 원조 신조어들인 ‘혼밥’, ‘득템’, ‘그 잡채’ 등의 말은 이제 진부할 만큼 사람들에게 익숙해져 있다. 원조격인 신조어들은 더 이상 신조어라 불리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다. 이들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면서 신조어에 대한 부담감 없이 쉽게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언어들이 생겨나고 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지고 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언어들은 점점 잊혀 지면서 새로운 언어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언어는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문자이다.

그러다 보니, 신조어는 인터넷과 SNS의 문화 속에서 어쩌면 그 생명력이 가장 돋보일 때인 것 같다. 이제 또 다른 문화가 등장하게 되면 신조어의 문화는 또 달라질 것이다. 물론 어떤 기술이나 문화가 등장할지는 모르지만.

현대인들에게 신조어는 얼마나 사용되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낼 때도 신조어 또는 줄임말을 사용하거나 이모티콘을 보낸다. 글자를 쓰던 옛 추억의 편지도 더 이상 우리에게 큰 의미를 전달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안부를 전했지만, 그것도 이젠 역사박물관에 전시될 정도로 아련한 추억에 남아 있을 뿐이다. 신조어와 줄임말의 문화가 세상의 변화를 실감 나게 해준다. 또 어떠한 신조어가 우리 사회에 장식될지 또 어떤 신조어들이 등장하여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말해줄지 궁금해진다. 내일은 또 다른 신조어가 우리의 자화상이 될 것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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