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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궁 목사의 이야기 교회사 <33>

기사승인 [633호] 2025.01.09  08: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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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발전과 중세의 변화

박용궁 목사(D.Min)

(많은샘교회 담임, 미국 루터신대(LTSP) 졸업)

10세기에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도시는 12세기말에 로마 시대를 능가하는 번영으로 이어집니다. 도시가 다시 번성한 요인의 하나가 인구 증가 및 자유민 증가입니다. 농노의 수는 감소하고 자유민의 수가 증가하며 늘어난 인구가 도시로 모여듭니다. 경제적으로 도시가 장원제에서 화폐 경제로 옮겨지면서 가난해지는 영주와 기사들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약해집니다. 이로 인해 해결사를 자처하거나 강도생활로 방랑하는 기사들이 사회적 문제가 됩니다.

이것은 화폐경제가 도시를 중심으로 상업이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12세기말에 상인들의 활동은 해상과 육로를 통해 서유럽 전체로 확대됩니다. 이로 인해 번성하는 도시를 ‘보로우’(borough), 도시민은 ‘부르게스’(burgess)라 하여 훗날 ‘부르주아지’의 어원이 됩니다.

도시민 가운데 상인은 무역 거래에서 화폐만이 아니라 신용장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자라는 개념이 발전하며, 문서 작성 등을 통해 새로운 지식인으로 부상합니다. 도시가 처음에는 봉건영주의 관할이었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치권을 획득합니다. 왜냐하면 종교성이나 봉건제가 아닌 상업, 즉 돈이 중요한 시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부자와 낙타의 비유를 들어 돈을 경멸하지만 이제 돈이 위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개신교에서는 제국주의 영향 아래 19세기 재벌이 등장하자 부자를 인정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그들이 교회에 내는 헌금이 많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가톨릭에서는 도시민들이 자신들의 부를 통해 교회에서 정당화되기를 원합니다. 자크 르 고프는 『돈과 구원』 (La Bourse et la Vie, 이학사, 1998)에서 경제적 성공이 곧 정당화를 부른다고 합니다. 유대인의 고리대금업은 동네를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였기에 쉽게 정죄됩니다. 그러나 12세기 이후 상인들의 활동은 거액의 후원으로 이어지고 따라서 교회는 이를 정당화합니다. 나아가 상인들은 예술과 문화를 후원하며 자신들의 취미를 넘어 종교적인 예술과 문화 활동까지 지원합니다. 이제 대학의 탄생과 맞물려 이들의 후원은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킵니다.

중세기의 절정기까지 지적 활동은 수도원에 국한됩니다. 특히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모든 학교가 봉쇄될 때, 수도원이 교육을 담당합니다. 단지 이들의 교육은 성서와 전통적 기록들을 읽고 비평을 통한 영성의 함양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계층의 대두는 세속의 지적 활동에 대한 욕구를 부릅니다. 그래서 교양과목을 중심으로 한 지식 향상과 예술 교육으로 훌륭한 시민 양성에 목적을 둔 대학이 나타납니다. 대학은 길드 조직처럼 교수들이 연합하여 대학을 세우거나,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교수를 초빙하는 대학으로 성장합니다.

이에 따라 수도원 학교와 세속학교가 구분되기 시작합니다. 물론 도시에 세워진 대학들도 교수는 성직자였지만 서품받지 못한 자들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세속 대학이 인정받기에는 한계가 있고 갈등도 생깁니다. 실례로 시토회 출신이자 수도원 학교의 대표적 인물인 베르나르도(Bernard de Clairvaux)는 상인들이 부를 축적하는 것을 넘어 대학을 빌미로 지식까지 매매한다고 비판합니다. 대학의 처음 시기에는 감독들이 대학의 교수 임명권을 소유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대학들은 점차 자율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대학에서 교양학은 3학과(trivium)이라는 인문계열의 문법, 수사학, 변증법 혹은 논리학, 그리고 4학과(quadrivium)인 천문, 대수, 기하, 음악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신학, 교회법, 의학 등의 고등 과목을 가르치는 의과대학, 법과대학, 신과대학 등이 존재하다가 합쳐져 하나의 종합대학으로 발전합니다.

나폴리대학을 시작으로 파리 대학, 옥스퍼드 대학, 살레르노 대학, 볼로냐 대학 등이 자신만의 대표 분야로 명성을 얻습니다. 또한 소르본 대학처럼 후원자들이 운영하는 대학도 나타나며, 옥스퍼드 대학처럼 기숙사를 중심으로 하는 칼리지(college)도 형성됩니다.

나폴리대학교 본관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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