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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시문학 (17)

기사승인 [617호] 2024.06.26  18: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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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식과 구원의 메타포

신영춘 목사(시인, 신학박사, 천광교회 담임)

모빙켈 입장은 바이저와 크라우스에 의해서 더 깊게 연구되어 보완되었다. 크라우스는 이 문제에 대해서 더 포괄적인 제의적 접근을 시도하는데 그는 세 가지의 전승들이 시편 형성에 도움을 주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출애굽 해방과 광야 유랑생활을 기억하는 장막절과 왕정 이전 시대에 속한 계약 갱신 축제 및 통일왕국 시대에 가나안 신화의 왕권개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시온축제 등이 그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전 전승비평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연구에 비추어본다면, 시편이 이스라엘의 공적인 하나님 예배에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제의적 배경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

G. 편집비평적 해석

성서해석의 초점을 완성된 본문의 형태, 곧 전성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가장 정예화된 본문 그 자체에 두는 해석법이 편집비평적 해석이다. 편집비평은 타 비평이론이 추적해온 전승과정 또는 양식의 변화과정, 곧 이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또는 이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또는 이 문헌 양식에서 다른 문헌 양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최종 형태의 본문을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비평은 “완성된 본문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편집비평이 강조하는 것은 최종 편집의 과정이 끝나고 난 다음에 그 완성된 책들이 수집되고 어떤 분명한 의도에 의해 정리되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어떤 단순한 의도에 의해 정리되었다는 점이다. 그 이상 하나의 역사와 주제의 일치성을 가진 책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탄식시에서 분위기 급반전이 일어나는 것은 기존의 두 문서를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서 개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다.

H. 수사비평적 해석

양식비평을 보완하기 위하여 뮐렌버그는 수사비평적 해석방법을 제시하였다. 이 방법론은 각 노래를 독특하게 만드는 문체상의 특징들에 초점을 맞춘다. 수사비평(rhetorical criticism)은 시편의 시적인 특성에 예민하게 반응함으로써 새로운 통찰력을 얻어낼 수 있겠다는 확실한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현대에 와서 수사적 성서 읽기가 대세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방법의 한계는 독자에게 너무 많은 ‘권능’을 부여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의 연대성이라는 점이다. 물론 수사적 성경 읽기가 역사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지만 서로가 연대하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이념은 자크 데리다( Jacques Derrida)가 주창한 “해체”인데, 이는 모든 형태의 담론에서 작용하는 ‘텍스트성’을 탐구함으로써, 과거의 철학과 문학 사이에 있던 단단하고 견고한 경계선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독자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수사적 성경 읽기가 독자에게 권능을 부여함과 포스트모더니즘이 저자의 권능을 해체하고 독자의 권능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서로 손을 잡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성서해석자가 이들의 철학을 수용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다만 시편을 성서로 읽고 듣기 위해서는 그 노래들을 시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통찰력은 수용해야 할 가치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탄식시에 대한 접근 방법으로써 시로서의 탄식시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해석의 열쇠가 된다고 볼 수 있다.
 
IV. 시편 탄식시의 유형적 분류

A. 공동체의 탄식시

탄식시는 찬양시처럼 본래 예배에서 그 기원을 갖는다. 공동체 탄식시는 공적인 민족 탄원집회에서 불렀다. 우선 전쟁의 위기, 자연 재해 또는 다른 원인들에 의해서 금식이 촉구되었다(왕상 8:33, 21:9, 렘 36:9, 욘 3:5, 욜 1:5). 또한 기원전 586년 성전 파괴 이후에 금식기념집회가 정기적으로 열렸다. 따라서 민족탄식시들(시 44, 74, 79-80, 83, 85편)의 현재 형태가 대부분 포로기에서 포로기 이후에 기록되었다.

공동체 탄식시는 전형적인 양식을 가지고 있다. “여호와여 언제까지니이까?” 혹은 “왜?”라는 탄식 이후에 탄식의 이유가 뒤따르고, 이어 과거에 하나님께서 내려주셨던 은총의 내용에 호소하고, 평안의 신탁이나 확신의 언명이 탄식의 결론에 나온다. 탄식시의 의도는 하나님의 하여금 긍휼의 감정을 가지고 직접 행동하시게 하려는 데에 있다. 이 공동체 탄식시는 시편 이외의 성서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요엘서는 메뚜기 대재앙으로 인해 야기된 대표적인 탄식시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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