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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 (8)

기사승인 [563호] 2022.10.05  16: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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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쩔티비, 저쩔티비

   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아주 오래전에 원목 나무 장식에 들어있던 흑색 티비(TV)를 보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서로 앞자리에 앉겠다고 다투는 장면을 70~80년대 드라마에서 간혹 송출한다. 기성세대 어른들은 이런 추억거리들을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서로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일찍 저녁을 각자 집에서 해결하고 동네 흑색 TV가 있는 집에 모여서 서로 앞자리를 다투는 정겨운 모습을 이젠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흑색 TV 그게 그 당시에는 그리 신기하고 온 동네 주제거리였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재미있어했다. 흑색TV 앞에서 ‘저리 비켜’ 내가 앞자리 앉을거야!! 라고 서로 밀어내던 그때가 있었다.

1980년대 지나 컬러TV가 설치되면서 사람들은 집집 마다 옥상 위에 안테나를 설치하려고 분주했던 추억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컬러TV가 나오면서 이제 서서히 사람들은 흑백 TV를 추억의 공간에서 배제시키기 시작했다. 어릴 적 할머니 집에 있는 컬러TV를 보다가 어느새 시간이 흘러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 우리는 벌써 흑백TV에서 컬러TV를 거쳐서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유투브를 보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집에서 가족끼리 모여 TV를 보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세상 정말 빠르다. 어느 새 TV 앞에서 우리들은 나이를 하나씩 더해가고 있었다.

흑백TV, 컬러TV 그리고 스마트TV까지 경험했는데 요즘 새로 등장한 TV가 있다. 신세대들에게 엄청 인기가 많은 TV란다. 어쩔티비와 저쩔티비는 어떤 TV를 말하는 걸까? 스마트TV를 능가하는 놀라운 신세계를 경험하는 TV겠지. 스마트폰보다 더 좋고 테블릿 PC보다 더 좋은 TV를 어쩔티비라고 부르는 건가?

어쩔티비는 최근에 사용되는 신조어이다. 어쩔은 ‘어쩌라고’의 준말인데, 여기에 TV를 붙여서 사용되는 말이다. “(나보고) 어쩌라고, 티비(TV)나 봐”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상대방과 더 이상 대화 하기 싫어서 ‘저리가’ 라는 뜻이다. 특히 세대 차이가 나서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사용되는 말이다.

TV는 이제 어른들이나 보는 전자제품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고 젊은 10~20대는 각종 SNS나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고 방송을 시청하기 때문에 TV는 더 이상 현 세대들의 생활 매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TV나 봐’라는 것은 세대 차이가 생기는 상대에게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신조어이다.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늘 세대 간의 차이가 생겼고, 이들 사이의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신조어까지 등장해서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처음이 아닐까? 어쩔티비, 더 이상 자신과 소통하기 싫으니 어쩔티비~~ 어쩔티비하면 받아치기로 상대방에게 저쩔티비라고 하는 세상~~

과거 TV는 밥상머리 앞에서 가족을 한데 모이게 하는 장소를 만들어 주었다. 온 가족이 식사를 하고 과일을 먹을 때도 TV 앞에 모여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곁들어서 소통하고 함께 해주는 고마운 존재였는데... 방송에 누구누구는 어떻고... 너는 누가 좋아?~~ 누가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 이런저런 말을 하며 가족끼리 소통했던 시절도 다 지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제 젊은 세대들에게 TV는 구식 , 낡은 매체로 여겨져서 별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가 된 것은 아닐까? 흑백TV, 컬러TV를 시청하면서 아련한 추억을 하나둘씩 만들어갔던 어른들의 추억들이 이제 한 줌의 영화 속 필름 속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어쩔티비’하면 그게 새로 나온 TV 이름이 아니라 바로 ‘저쩔티비’로 맞받아쳐야 할 것 같다. 스마트폰과 테블릿 PC로 유투브를 시청하고 각종 SNS로 서로 소통하는 시대에 더 이상 컬러TV는 어쩔티비 속 그 티비가 되고 말았다. 어쩔티비~ 저쩔티비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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