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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56)

기사승인 [611호] 2024.04.11  20: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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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또출’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서울 도심의 이른 아침 출근길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뉴스에도 여러 번 나온 김포골드라인 지하철은 지옥철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심지어 사람들은 지옥철을 넘어 이젠 골병라인이라고도 심심치 않게 부르고 있다.

경기도에서 서울 도심이나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김포골드라인이나 9호선 김포공항에서 신논현으로 오고 가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한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그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이동하기에는 지하철만 한 교통수단이 없다. 가끔 지하철 파업이 일어날 경우, 서울 교통은 그야말로 체증을 넘어 교통마비를 일으킬 정도다.

이른 아침 7호선 강남구청역을 지나 압구정로데오역을 간 적이 있었다. 수많은 인파를 태우고 지하철이 떠난 지 채 5분이 되지 않아 또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대다수 강남에 위치한 직장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환승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 그 어느누구도 출근길을 반가워하지 않을 텐데,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에 희망이 보였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 가운데 ‘내또출’이라는 용어가 이목을 끈다. ‘내또출’은 “내일 또 출근이야”라는 줄임말로서, 직장인들의 고단한 출근길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 말에는 그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많은 직장인들은 집과 직장의 거리를 최소화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강남의 경우, 워낙 집값이 비싸서 직장 근처로 주거지를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먼 길을 이른 아침 9시까지 출근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내또출’은 현대인들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신조어이다.

그나마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일주일에 5일 출근하는 현대 직장인들과 달리, 과거에는 주 6일 근무하면서 토요일에서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들은 토요일에도 오전 수업이 있어서 아침 일찍 등교해야 했던 그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그때를 생각하면 아련해진다.

가끔 도심 대형 쇼핑몰이나 인파가 붐비는 강남, 신촌, 여의도를 금요일 오후에 나가보면,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주말에 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대형 쇼핑몰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주말 연휴가 끝날 무렵, 월요일 출근길을 앞둔 휴무일에는 차분하게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왜냐하면 ‘내또출’이기 때문이다. 내일 또 고단한 한 주가 시작되고, 내일 또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을 나서는 월요일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또 한 주간의 시작이자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 출근해야 하기에 심적으로 부담이 가는 첫 출근길이다. 아마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월요병’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SNS에는 월요병을 극복하는 여러 방법을 알려주는 이야기로 넘쳐난다.

직장인들에게 월요병은 절대로 끝나지 않을 ‘네버엔딩 월요병’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만큼 내일 또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겁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5일이 지나면 주말에 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수요일이 지나고 나면 서서히 월요병의 증후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또 휴무일을 보내고 월요일이 시작되면 그 증후가 서서히 나타난다. 우리의 삶이 어쩌면 이런 반복의 일상이 아닐까? 그래도 한편으로 건강하게 직장으로 나설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가장 감사할 것 중 하나일 것이다. ‘내또출’, 내일 또 출근해야된다.

기독교헤럴드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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