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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51)

기사승인 [606호] 2024.02.22  08: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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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터(Freeter)족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고용시장의 불안정과 경제 불황으로 인해 취업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 IMF 이후, 한국 사회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당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해 취업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받아들인 적이 있었다. 이후 전 세계의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지난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의 발생으로 고용시장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었다.

오늘날 취업을 준비하거나 또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신조어가 등장했는데 바로 프리터족이다. 이 말은 자유라는 뜻을 가진 ‘free(프리)’와 ‘arbeit(아르바이트)’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현재 프리터족은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는 신조어이다. SNS에서는 프리터족의 삶을 담아내는 내용들이 넘쳐나고 있고, 우리들은 자신의 시간과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대변해 주는 이야기들을 쉽게 엿볼 수 있다.

프리터족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특정한 직업을 찾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찾아서 생활하는 삶을 일컫는다. 프리터족은 불안정한 미래의 계획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따르고 있다. 

프리터족은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어서 그 시간에 다양한 경험은 물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생활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계를 가진다. 무엇보다 이러한 신조어가 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으로 인한 고용의 불안정이라는 사회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일 것이다. 

과거 욜로(YOLO)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욜로족은 ‘인생은 단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말의 약자로서, 현재를 즐기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뜻한다. 어쩌면 이러한 삶의 연장선상에서 한 번 뿐인 인생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해서 프리터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은 아닐까?

프리터족이라는 말은 1980년대 일본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프리터족이 하나의 문화나 일시적인 사회적 현상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추세가 지속해서 나타난다면, 그 사회는 아마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에 전문가들은 프리터족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고용 유지를 위한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고용 환경의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세계 경제 불황으로 인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실업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이러한 신조어의 등장은 오늘로 끝나 보이지는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들의 팍팍한 삶을 연상하게 하는 신조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이 우리들 삶의 자화상은 아닐까?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등장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 즉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용어들이 오늘 현대인들에게만 적용된 일시적인 문화가 아니라, 아주 오랜 과거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고민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말들에서 우리는 그 시대의 모습과 사람들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다. ‘프리터족’ 그리고 또 내일 등장할 신조어는 우리들의 어떠한 모습을 대변해 줄지 궁금해진다.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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