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식과 구원의 메타포
시인, 신학박사, 천광교회 담임 |
Ⅴ. 시편 탄식시의 구조적 특징
A. 탄식시에 있어서 갈등의 삼각구도
윌리암 골딩의 ‘파리대왕’은 대표적인 삼각형 구도로 되어 있다. ‘파리대왕’이라는 말은 바리세인들이 “악마의 왕”이라 불리는 바알세불을 예수님에게 뒤집어씌운 말로서, 쓰레기와 오물을 관장하는 신이다.
일단의 소년들이 남태평양의 어떤 무인도에서 불시착했는데 그곳에서 구조선을 기다리면서 봉화를 피워 올리고는 그 봉화를 돌보기 위해 임시 공동체를 조직한다. 그러나 소년들 사이에는 분쟁이 발생하고 더욱 불행하게도 그 섬에 있는 산으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엄습한다. 처음에는 소풍 나온 소년 성가대와 같이 장난치며 뛰노는 천진난만한 소년들이었으나, 종국에는 야만적 살인자들로 변해간다. 그들은 동물과 같이 먹이를 향해 몰래 접근한다. 랄프가 소년들의 지도자로 선출되지만, 거칠고 붉은 머리를 한 잭 메리듀는 파과적인 세력들을 주도하면서 자기가 지도자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봉화를 돌보는 일을 게을리하고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그의 사냥부대를 난폭한 무리로 타락시킨다. 또 그의 동료들을 살해하고, 소수의 바른 정신을 가진 아이들을 향하여 난폭성을 드러낸다. 아예 형언할 수 없는 마귀적인 집단이 되고, 동물적 난폭성의 추악함을 드러낸다. 그러다가 마지막 위기에 봉착해서 도망치던 랄프의 뒤를 쫓던 잭의 일행은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돌변하고 피에 취한 마귀처럼 되어 바닷가까지 따라간다. 이 위기 속에서 구조선이 도착하고 군인들이 도착하여 “너희들 뭐하는 거냐”라는 말로서 이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여기서 랄프와 잭과 정부 순양함의 군인들이라는 삼각형 구도가 이루어진다. 골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여기서 랄프를 괴롭히는 잭과 도움을 요청하는 랄프의 소원에 군인들이 도착하였다는 점은 일반문학에서도 갈등의 삼각형 구도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갈등의 삼각형 구도는 탄식시에서 명확히 나오고 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에도 명시되어 있다. 다만 일반문학에서의 갈등의 해결책과 성서에서의 갈등의 해결책은 근본에서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후자에서는 근본적으로 위로부터의 해결책이 내려진다.
탄식시는 갈등의 삼각형 구도로 형성되는 있는 동시에 탄원시의 전개방식에 있어 별도의 틀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개가 부름, 탄원, 간구라는 세 가지 부분으로 되어 있으나 이러한 기본 요소들에 흔히 아래와 같은 구조적인 형식을 덧붙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엄격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동체 탄식시(“우리”)와 개인 탄식시(“나”)는 구조상 비슷하다.
1. 하나님을 부름 : 짧은 간구나 질문과의 결합
“하나님이여, 주께서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버리시나이까? 어찌하여 주의 치시는 양을 향하여 진노의 연기를 발하시나이까”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여호와여 내가 깊은 데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1) 이전의 하나님의 구원행위, 특히 출애굽 사건에 대한 언급
“옛적부터 얻으시고 구속하사”
2. 고난의 묘사로서의 탄원 : 질병·죄악·적을 통한 박해, 하나님의 떠남
이것은 전형적인 질문이 “어찌하여, 얼마나 오랫동안입니까?”로 나타난다.
“어찌하여 열방으로 저희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말하게 하리이까”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영히 잊으시니이이까”
이때는 문장의 주어를 따라 탄원은 다시 한번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적들 – 우리/나 – 너”이다.
1) 무죄함의 맹세
“주께서… 나를 감찰하셨으나 흠을 찾지 못하셨으니”
2) 신뢰의 고백 및 신뢰의 진술
“하나님은 예로부터 나의 왕이시라”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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