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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의 시사평론 <48>

기사승인 [623호] 2024.10.03  00: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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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한 폭력은 없다

정재우 목사(평택교회 원로, 가족행복학교 대표)

유엔이 이스라엘의 행태에 제동을 걸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마치 잠자는 사자를 깨운 듯 이스라엘은 보복성 공격을 그칠 줄 모른다. 호출기와 무전기를 원격 조종해 폭발시키는 새로운 전술로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마치 폭탄을 안고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시키려고 심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레바논 남부 도시 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눈물을 삼키며 정든 도시를 떠나고 있다. 정처도 없는 피난 행렬에 들어섰다.

어느 날 갑자기 하마스의 미사일 집중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도시가 파괴되었다.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경계벽을 뚫고 들어와 무고한 자국민 200여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그래서 그들에게 타협없는 보복을 계속하고 있다. 과연 이스라엘의 폭력은 정당성을 갖는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선제공격은 정당성이 있는가? 자국민을 보호하고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겠다는 논리는 전쟁을 정당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가? 지금 전 세계의 여론은 러시아 편이 아니다. 그러면 이 기회에 러시아를 좀 더 고립시키거나 밀어내려는 서방의 행태는 정당한가? 우크라이나를 앞세워 대리전쟁을 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폭력의 기원을 성경은 인간의 타락에서 왔다고 한다. 실낙원의 저주를 받은 아담과 하와의 아들 가인은 동생을 시기해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되었다. 자기보다 더 나은 제사를 드린 동생 아벨을 시기해 돌로 쳐 죽였다. 그 이후로 인류의 역사는 폭력의 역사로 점철되었다.

한국 문단의 거장인 이문열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소설에서 그 시대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자가 어떻게 폭력으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지 보여 준다. 반장은 체벌과 폭력을 사용해 같은 반 아이들을 복종하게 만든다. 권력이 폭력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권력의 타락과 폭력이 상호 작용하며 사회 구조를 일그러뜨린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최근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한국 영화가 있다. 추석 명절을 기해 개봉한 <베테랑2>이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잘 살려낸 류승완 감독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폭력을 소재로 제시하는 주제가 있다.

정의 구현을 위한 사적 복수와 법적 절차 사이의 갈등을 다루며, 사회 정의가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 경고한다. 또한 부패한 권력층에 대한 비판으로 부유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법망을 피하면서 벌어지는 부패한 사회 구조를 비판한다.

무엇보다도 폭력의 정당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폭력적 해결 방식이 과연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폭력으로 행하는사적 복수가 주는 쾌감 뒤에 숨어있는 위험성을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폭력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리는 폭력의 역사를 지나왔지만 여전히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아직도 세계 각처에서는 나름대로 정당성을 내걸고 폭력을 구사한다. 개인이나 조직사회나 국가 단위에서 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존재한다. 인간의 죗값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코 어떠한 폭력이라도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 폭력은 마치 사랑이 증발한 곳에 독버섯처럼 피어나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각박한 땅을 적시는 것이 폭력을 넘어서는 유일한 길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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