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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교수의 구약성서 강론(126)

기사승인 [600호] 2023.11.29  22: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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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더서의 신학적 특성과 구속사적 씨신학

 

서울신대 제13대 총장, 명예교수


에스더서에는 울부짖음이나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금식하는 모습이 나타나지만(에 4 : 1-3, 16), 히브리어 본문에는 기도나 악한 조서를 취소하도록 하나님께 간구하기 위해 어떤 고통의 의식이 행해졌다는 언급조차 없다. 에스더서가 고의적으로 종교적 표현을 피하는 것은 저자가 유다주의(Judaism)를 종교로 보다는 민족주의로 이해하려는 비종교적 유다인이었기 때문이라 하기도 하고, 야웨 예배를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대단히 위험했던 시기에 썼기 때문에 종교적 요소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 보기도 한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그들의 삶 자체가 종교적 규율과 풍습에 젖어 있기에 구태여 종교적 표현이 필요 없었고 그런 종교적 자세나 의식이 언급될 이유를 느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생활이 종교요 종교가 곧 그들의 생활일 정도로 종교적 민족이었다. 그들은 이미 이방인 가운데 그들 나름대로의 종교적 풍습을 가지고 있어서 미움의 대상이 되고 그런 종교적 특수성 때문에 비웃음의 초점이 되었다.

그래서 하만은 “모든 민족을 적대시하는 법률을 가지고 있다” (외경 에스더 13 : 4), “그 민족법은 어떤 민족법과 달라서 임금님의 법마저도 지키지 않으니 도저히 그대로 둘 수가 없습니다” (에 3 : 8)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 법률은 유다인의 종교의식적 법과 생활방식을 말한다. 그래서 그들이 그들의 일반화된 종교의식을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수 있다. 그들은 이방나라에 살면서도 그들의 종교가 그들의 삶과 생활을 지배는 풍습과 습관이 되어 있었다. 지금의 정통파 유대인들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7) 도덕적 원리와 인과응보 신학 : 그 이상의 신학

이 세상에는 어떤 경우에도 도덕적인 원리가 작용하고, 특히 하나님의 백성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들 배후에는 더욱 그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 에스더서에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악을 행하는 자와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대적들은 윤리적 하나님의 원리가 내리는 징벌을 받고 자기들이 파 놓은 구덩이에 자신이 빠지고야 만다는 교훈이다. 이 에스더서에서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아 매 죽이려던 50큐빗의 장대에 자신이 처형당하는 사건이다. 이것은 오경에서는 신명기 신학으로 정립된다. 인과응보의 교리는 고대 근동에 편만한 일반적 이해였다. 특별히 신명기는 하나님과 그 명령인 율법과의 관계에서 순종자에게 축복이고 불순종자에게 저주라는 분명한 구분을 가지고 있다. 죄에 대한 저주와 선에 대한 축복의 두 방면이 강조되며 교리화되어 있다(신 11 : 26-28, 28 : 1~30 : 20). 하나님의 인과응보의 원리는 자연의 인과관계(因果關係)를 뛰어넘는 역사의 당연한 이치로서, 이는 역사가 움직여 가는 방향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자들에게 알려지는 원리이다.

8) 배타적 민족주의 사상 : 세상역사 속 구원사 신학

이방족속, 세속역사 속에서도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섭리하시고 하나님이 구원사를 이끌어간다는 신학적 의도가 있다. 비록 에스더서에 원수 갚는 복수심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해도 이웃 민족들로부터 부당한 멸시를 당하는 백성들로서 그런 증오와 복수심은 오히려 자연적인 응답일 수 있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증오와 복수심을 정당화시켜 주는 책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 에스더의 이야기 전개는 어디까지나 구원사의 위기를 모면하여 씨흐름을 존속시키려는 비장한 싸움의 현장 기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느냐 죽느냐의 극한 상황의 기록이다. 그 때문에 배타적 민족주의 사상이라는 전제로 기록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 씨흐름의 결론과 목표는 세상만민을 복 받게 하는 것으로 여인의 후손인 메시아가 오면 사랑의 세계가 되기 때문이다(창 12 : 3, 마 5 : 44).

9. 에스더서의 구속사적 씨신학

에스더서도 구약성서 전체에 흐르는 구원사의 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씨흐름적 의도가 깊이 숨겨있다. 구약 역사에서 하나님 구원사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여인의 후손에 이르는 구속사적 씨흐름이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사건을 기록한 것이 에스더서이다. <다음호에 계속>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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