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나전’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
인터넷 문화가 발달되면서 사람들 손에는 항상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현대인들은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과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신문이나 서적을 읽는 종이 시대를 살아왔다. 그 당시 지하철 승객들은 주로 종이 신문을 보거나 먼 거리를 이동 중일 때는 책을 읽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출퇴근 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책을 읽거나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가끔 책을 읽는 승객을 볼 수 있지만 그것도 아주 가끔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네카라쿠배당토’를 보고 있다. 여기서 ‘네카라쿠배당토’는 네이버, 카카오톡, 라임, 쿠팡, 배민, 당근, 토스를 줄인 말이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앱을 줄여서 ‘네카라쿠배당토’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시청하거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전 ‘종이세대’라고 불리는 신문이나 서적을 읽던 시대와는 달리,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론 사용자가 늘면서 새로운 신조어들도 덩달아 생겨나고 있다.
우리들은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자주 오타를 보내거나 받는 경우가 많다. 다들 문자를 보내는 과정에서 실수하기 때문에 문자를 주고받으면 대충 오타 글자를 짐작할 수도 있다.
요즘 등장한 신조어 ‘오나전’이라는 말은 문자 세대에 등장한 말이다. ‘오나전’은 문자에서 ‘완전’이라는 말로 사용된다. 흔히 컴퓨터나 작은 스마트폰으로 자판을 치는 과정에서 오타가 발생하는데 ‘완전’이라는 말을 빠르게 치다보면 ‘오나전’이라는 오타가 종종 발생된다. 그리고 ‘오나전’이라는 문자를 상대에게 보낸다면, 상대방도 그 말이 ‘완전’의 오타인 것을 바로 알아챈다. 문자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오나전’이란 ‘완전’으로 이해되는 말이다. 오나전과 같은 오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말이다.
그래서 문자 창에 “오나전 재미있다”라고 상대방에게서 오면, “완전 재미있다”는 내용으로 읽을 수 있게 된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바로 이 말의 의미를 알아차릴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오타마저도 문자 세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익숙하게 마치 하나의 약속처럼 그렇게 읽혀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완전’이라는 단어를 치다 보면 자꾸 오타가 생겨서 처음부터 ‘오나전’이라고 자판에서 적는 사람들도 있다. ‘오나전’은 자판에서 ‘완전’보다 훨씬 타자로 치기 편해서 그렇게 적는 사용자들도 있다고 한다.
올 한해가 시작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봄이 오면서 외출을 잠시 하다 보면, 저녁노을이 여느 때와 달리 붉게 물들어 있다. 그때, 사람들은 ‘저녁노을 오나전 이쁘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저녁노을 완전 이쁘다”라는 말이다.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시대에 오타도 일상적 용어가 되는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신조어를 쓰다 보면, 가끔 재미있게 소통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맞춤법을 잘못 사용하거나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 때론 주의가 필요할 때도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세상과 소통이 이루어지다 보니, 당분간 이런 신조어들의 등장은 계속될 것이다. 내일은 또 어떤 신조어가 만들어져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해 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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