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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기사승인 [593호] 2023.09.21  22: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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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갑질에 목숨을 끊는 교사들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 땅에 가진 자들의 갑질이 얼마나 많은가? 바울이 예수를 만난 후, 배설물처럼 버렸던 것들을 붙잡고 야단들이다. 심지어 중국집에 짜장 한 그릇 먹겠다고 들어간 사람도 뒤틀리면 “내가 누군 줄 알아?” 큰 소리다. “누구긴요, 짜장 한 그릇 드시러 온 아저씨죠!” 존경받는 인도의 시인 타고르의 갑질 얘기다. 어느 날 그의 집 마당을 쓰는 하인이 세 시간 넘게 지각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타고르가 ‘해고해야겠다’고 작정했다. 3시간 후 허겁지겁 달려 온 하인에게 빗자루를 던지며 말했다. “당신은 해고야! 빨리 이 집에서 나가!” 그러자 하인은 빗자루를 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젯밤에 딸아이가 죽어서 아침에 산에 묻고 오는 길입니다”, 타고르는 “인간이 자신의 입장만 생각했을 때,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배웠다”고 하였다. 화가 나고, 분노가 가득할 때, 잠시만이라도 상대방 처지를 생각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골드메달리언상 수상 작가 켄 가이어의 ‘영혼의 창’에 나오는 얘기다. 멕시코 시티의 대형시장의 아주 그늘진 한구석에 ‘포다라모’라는 인디언 노인 한 사람이 양파 20줄을 팔기 위해 자기 앞에 놓고 쭈그리고 앉아 있다. 시카고에서 멕시코시티로 여행을 온 대학 교수가 다가가서 “양파 한 줄에 얼마요?”하고 묻는다. “10센트입니다”, “그러면 두 줄에는 얼마요?”, “20센트입니다” 많이 사면 조금이라도 싸게 해줘야 한다는 교수의 상식에 어긋난 것이었다. “그럼 세 줄을 사도 전혀 감해주지 않네요. 25센트에 하면 안 되겠습니까?”, “안 돼요”, “그러면 말이요 20줄을 다 사면 얼마요?”, “안 팔아요”하는 것이다. “왜 안 팔아요? 하루 종일 앉아 고생할 텐데…” 했더니, “아니요, 그건 아니지요. 난 지금 인생을 사러 여기에 나와 있고, 나는 시장과 여기에 오고 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여기에 내리쬐는 햇볕을 사랑합니다. 한 사람에게 다 팔면 하루는 끝나는 게 아닙니까? 그러면 남은 시간은 뭘 하죠? 그건 안 되죠. 내 삶을 잃어버릴 수는 없죠....신사 양반! 나는 지금 여기에 돈 벌기 위해 앉아 있는 게 아니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사람과 사귀고 사람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위하여 그것을 사기 위해, 그것을 벌기 위해,,,,여기 앉아 있을 뿐이요”, ‘모든 것을 돈으로만 계산하고 사는 문명세계의 지성인’이 인디언 노인으로부터 크게 한 수 배운 것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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