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키워드로 보는 세상 ⑲

기사승인 [574호] 2023.02.01  17:50:21

공유
default_news_ad2

- 숲세권 그리고 스세권

   김광연 교수 ( 숭실대학교 )

옛날 우리 동요에 “기찻길옆~ 오막살이”라는 가사는 전원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로망으로 들릴 것이다. 집 근처에 기찻길이 있어서 아침이면 철로에서 울리는 기차 소리는 어쩌면 낭만이라는 표현을 덧붙여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아마 도심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기찻길 옆이나 냇가에서 물이 흘러 내려가는 자연의 소리는 그저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도시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는 도시인들은 누구나 한번 쯤은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꿈은 답답한 매연과 막히는 대중교통의 삶에서 너무 당연해 보인다. 누구나 사방이 마천루로 막혀 있는 빌딩 숲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같을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의 도심 생활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더 빡빡하고 무미건조한 곳이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한국의 수도권은 전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살고 있다. 현대인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의 밀집 공간에서 도심의 빌딩 숲에 막혀 살아가고 있다. 다른 도심을 중심으로 원룸과 아파트촌이 밀집되어 있고,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을 중심으로 역세권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기 위해 직장인들은 막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많은 인파가 모인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각자의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퇴근길도 그 반대로 똑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누구나 도심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답답한 빌딩 숲을 벗어나 사방이 나무와 푸르름으로 덮여 있는 전원 생활을 꿈꾸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전원 생활과 너무 동떨어진 도심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이다. 도심에서 대다수의 문화 생활이 집중되어 있어서 그 편리성으로 인해 도심을 벗어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요즘 도심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도로변으로 건축되면서 다양한 편의시설이 한 곳에 모여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커피 매장이나 햄버거 그리고 카페 등이 주상복합 시설에 모여 있어서 이를 중심으로 부동산에서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늘 우리에게 익숙한 역세권이라는 말은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있다. 역세권은 말 그대로 지하철을 중심으로 도보가 가능한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의 위치를 소개할 때 사용된다.

요즘은 초초역세권이라는 말도 등장한다. 이러한 말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신조어들도 계속 파생되고 있다. 공세권, 스세권, 맥세권 등 여러 신조어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공세권은 공원 근처를 말하고, 스세권은 유명 브랜드 커피 매장이 거주 공간 근처에 있을 때 사용되는 말이다. 맥세권도 유명 햄버거 브랜드가 집 근처에 있을 때 사용된다.

이처럼 여러 편의 시설이 주거공간과 가까이 있을 때 사람들은 여러 말을 합성어로 사용하고 있다. 몰세권은 대형 쇼핑몰이 근처에 있을 때 편리성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인기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역세권보다 더욱 인기 있는 것은 숲세권과 학세권이다. 집 근처에 울창한 숲이 있어서 언제든지 푸르름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느 역세권보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지 않을까?

또 집 근처에 학교가 있다면 학생들이 등교하는데 편리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여러 가지 용어들을 만들면서 주거생활 공간을 여러 이야기 거리들로 채우고 있다. 그리고 한걸음 나아가 집 근처에 가까운 교회가 있다면 또 어떨까? 언제든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십자가는 항상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

때로는 창문을 열고 가까이 보이는 십자가를 마음에 품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할 수 있는 곳이라면 또 얼마나 좋을까? 집 근처에 교회가 있다면 또 우리는 그곳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독자기고

item34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