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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정원영 목사의 Book-Life

기사승인 [568호] 2022.11.23  14: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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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 ( 임진각 순례자의 교회 담임 )

‘임경선’님의 『태도에 관하여』 (한겨레출판)에서 일부를 옮겨봅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이런 의문이 스치기 마련이다. ‘난 언제까지 이런 반복적이고 재미없는 일만 해야 할까?’ 미안하지만 그 일을 대신 해줄 사람을 회사에서 뽑아줄 때까지 그 일을 계속해야만 한다. 새롭고 재미있는 일은 몇 개 없고 그나마 재미있는 일들은 대부분 상사들의 차지니까 기껏 해볼 수 있는 거라곤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이라도 그것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거나 남다르게 응용해보는 정도다. 석연치 않은 답변에 또 이런 의문이 나올 법하다.

‘내가 하는 이 일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미? 그런 건 원래 없다. 세상의 모든 의미는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그렇다면 회사에게 나란 존재는 대체 뭘까 생각하게 돼.’ 주변의 동료들은 비위도 좋다. 자존심도 뭣도 팽개치고 아무 고민 없이 둔감하게 일하는 것 같은데 나만 조직의 보잘것없는 부속품이 된 것처럼 예민하게 고통스럽다.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얼마든지 대체 당할 수 있다고 느끼는 나는 그래서 이렇게 선언하기로 한다. “내 일은 배움도, 재미도, 보람도 없어. 그래서 일은 일이라고 깔끔하게 선을 긋고 월급 받은 만큼만 하려고 해. 난 회사의 노예가 아니니까.” 이렇게 되면 회사와 나 양쪽이 똑같아진다.

작가의 글에 상당 부분 공감이 갑니다. 부교역자 시절,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교회와 성도들이 알아주는 것 같지 않고 별 관심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사명자로서 하나님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잃어버렸습니다. 사람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자꾸 되새기게 되며 타성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무한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사역들 앞에서 자꾸만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었습니다. 무한 반복적인 사역으로 지친 마음이 내면으로 들어왔고 더 이상 일을 하기 싫은 것처럼 내면이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은퇴하신 곽선희 목사님께서 일일 집회를 위해 교회에 오셨습니다. 기획실을 담당하던 제가 다른 두 분의 목사님과 함께 식사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겠어,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는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돼 !”

 

한 분 목사님께서 질문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은퇴하시고도 이렇게 힘차게 활동하실 수 있는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오시는 것입니까?” 한참 맛있게 음식을 잡수시던 곽 목사님께서 허허 웃으셨습니다. “이 사람아, 쉬어. 그냥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돼!” 의외의 대답이었습니다. 순간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지?’라는 물음이 제 머리에 스쳐왔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말씀이 화룡점정(畵龍點睛)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겠어, 그래서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는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돼.” 순간 큰 해머로 머리를 맞은 듯 했습니다. 지쳐있던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 다가왔습니다. “그렇구나, 주께서 주시는 일, 내게 맡겨진 사역이 어찌 내가 하고 싶은 일만 있겠는가? 하고 싶다고 생각해야 되겠구나!”

지금까지 하고 있던 일들이 너무 많고 또 오랜 시간 반복되다 보니 새로운 창조적인 작업을 더 이상 안 해도 되는 일반화의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일에 대한 흥미를 조금씩 잃어가면서 나름 지쳐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제부터 그 어떤 일 앞에서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일이 재미있고 사역이 다시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직장 혹은 사역의 터전에서 의미를 잃어버리고 지쳐있지는 않습니까?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가 더 많지요. 그래도 하고 싶다고 생각해봅시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일도 그렇습니다. 주님을 바라보며 하고 싶다고 생각해봅시다. 주께서 주시는 은혜로 인하여 새로운 힘과 소망이 솟아날 것입니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십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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