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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서종표 목사 - 4無의 삶을 산 김용은 목사(1)

기사승인 [563호] 2022.10.05  1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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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은 목사의 생애

김용은 목사

교회 입문과 폐결핵

김용은 목사. 그는 1918년 5월 10일, 전북 정읍의 한 시골 마을(소성면 예당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평생, 특별한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한량이었다. 뛰어난 머리와 학식과 의식이 있지만, 쓰임 받을 수 없는 시대의 사람이었다. 지독하게 가난해서 아이들은 항상 배고픔에 허덕이며 어머니의 잔 일거리로 생계를 이어가는 힘든 유년기의 삶을 보냈었다.

소년은 슬펐다. 고된 일상의 반복이었고 먹지 못해 삐쩍 마른 어머니와 네 명의 동생들이 아니라면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용은아 애미가 미안하구나. 네가 이웃집 일을 좀 도와주거라. 음식이 풍성한 부잣집이니 너도 굶지 않고 동생들도 먹을 수 있지 않겠니. 아버지가 저리 누워 계시니 어쩔 도리가 없구나.” 그 당시에는 그런 어머니가 몹시 원망스러웠다.

어린 용은은 그렇게 열두살 때부터 남의집살이를 시작했다. 머슴살이는 쉽지 않았다. 그 집주인은 소년이 뼈 빠지게 일해도 호통을 치고 때로는 빗자루로 때리기도 했다. 그런 힘든 머슴 생활 가운데서도 용은은 밤이 되면 빠짐없이 책을 읽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책을 읽었다. 그 불빛에 의지해서 천자문과 동몽선습과 통감을 읽었다.

어린 용은은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대신,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폐결핵을 앓으시던 아버지는 마흔 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당시 용은의 나이는 열다섯 살. 소년 용은 밑으로 어머니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포함해서 다섯 동생이 있었다. 어린 나이에 가장의 무게까지 실제적으로 져야만 했던 힘든 사춘기의 나날들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소년 용은은 잡화상 점원 일을 시작하였다. 양품점 주인도, 식료잡화상 주인도 점원 아이에게 월급을 주지 않았다. 그저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이 급료였다. 점원 일은 희망이 없었다. 배달을 하고, 물건을 정리하고 밤늦게서야 점방에 달린 작은 방에서 자는 쳇바퀴 같은 생활이 계속됐다.

점방 문을 닫고 자리에 누우면 어머니와 형제들이 너무 보고파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집에 가고 싶었다. ‘이런 생활로는 돈을 벌 수 없다. 주인이 주는 건 용돈이지 월급이 아니다. 내가 기술이 없는 한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할 것이다.’

 

교회를 처음 접하다

그 무렵 양품 잡화상 점원으로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상칠이가 용은의 처지를 듣고 어느 날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했다. 이발소 조수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발소 주인은 이미 용은을 알고 있었다. 잡화상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눈여겨보아서였다. 소년 용은은 이발 기술을 배워 안정적으로 돈을 벌리라 다짐했다.

이발소를 청소하고 사람들의 머리를 감기는 등 잔심부름하면서 짬짬이 어깨 너머로 이발 기술을 배웠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어서 가난을 면해야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혔고, 주어진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지나서는 이발소의 지배인처럼 일하게 되었다. 이발소 주인도 용은에게 이발 기술을 가끔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러나 소년 용은은 이발소에서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게 되었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일이 그곳에서 일어났다. 바로 교회에 첫발을 들여놓은 사건이었다. 이발소 집 아주머니는 입암리 천원제일교회 김금주 집사였다. 김금주 집사가 용은에게 교회를 가자고 전도한 것이다.

처음에는 돈벌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거부감이 있었으나 주인집의 간곡한 청을 매번 거절하면 미움을 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 한 번 가주자. 아주머니가 좋아한다면 까짓 한 번 가주지 뭐.’ 어디까지나 주인의 입장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정이 소년의 인생을 바꿔놓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용은이 예배당에 첫발을 내디딘 날은 부흥 사경회 기간이었다.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이전 것은 지나갔다. 여러분! 오늘부터 이전 것은 다 지나갔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성결함을 입었습니다! 거듭났습니다!” 열여섯 살 용은에게 목사님의 말씀은 불기둥이 되어 심장을 치고 들어왔다.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용은은 정말 그랬었다.

육신의 아버지를 탓하며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뼈가 문드러지도록 밤낮없이 땅만 파는 어머니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고 어머니만 바라보는 동생들. 빚만 남기고 돌아가신 아버지로 인해 밥숟가락 하나조차 빚쟁이들로부터 숨겨야 하는 불행은 아비를 잘못 만난 탓이라고 한탄했었다.

“아버지...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 용은은 기도가 절로 나왔다. 시대를 잘못 만나 호기롭게 살지도 못하고, 자신의 뜻을 펼쳐 보지도 못한 육신의 아버지만 원망했는데 용은은 교회에 나와서 아버지 너머, 하나님 아버지를 만났다. 내 등에 젊어진 무거운 짐을 대신 져주시는 아버지, 상의하고 부탁하고 애원할 수 있는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를 만난 것이다.

‘어머니께 예수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을 알려 드려야겠다. 어머니는 예수님이 구원자라는 사실을 모르신다. 어머니께 교회 가시자고 권해야겠다. ’용은은 이렇게 마음을 먹고 주인 내외의 허락을 받아 어머니를 전도하였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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