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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성결교회, 순교자 김동훈(10)

기사승인 [539호] 2022.01.20  13: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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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훈에 대한 연구

김문기 교수

(평택대학교 신학과 교회사, 현 총장직무대행)

김동훈 전도사의 소천 이후 활천 12월호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김동훈 전도사의 순절기”가 포생원(이명직)의 이름으로 실렸다. 과연 우리는 이 죽음을 순절(殉節)이라고 해야 할까, 순교(殉敎)라고 해야 할까? 국어사전에 의하면 순교란 “자기가 믿는 종교를 위하여 목숨을 바침”이라는 뜻이고, 순절이란 “①나라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림 ② 왕이나 남편의 뒤를 따라 죽음”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관심은 김동훈 전도사의 죽음을 순교인가 순절인가를 가늠해 보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순교가 무엇이고 누구를 순교자로 할 수 있는지, 먼저 순교의 어의를 헬라어에서 찾아보자.
우리말로 순교라 번역된 헬라어 마르투리온은 ‘증언, 증인의 진술, 신앙의 증인’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신앙을 증거한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순교는 그리스도교 신앙고백을 위하여 또는 신앙고백 때문에 처벌이나 징계를 받아들이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처벌이나 징계는 그리스도교를 대적하거나 반대하는 국가적인 조직이나 개인에 의하여 행해졌다. 그러므로 순교는 상대로부터 고난을 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것을 가장 깨끗하고 가치 있는 신앙의 경지로 여겼다. 순교자라는 용어는 원래 앞에서 말한 행위를 한 사람으로 간주되었는데, 3세기 중반부터는 죽음의 고난을 겪은 사람으로 제한되었다.
그렇다면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순교는 무엇인가? 신약성서에서 순교로 번역된 헬라어 마르투스는 증인이라는 뜻이다.


복음서나 사도행전에는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증인’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받았음이 확실하게 나타나 있다. 예수님도 진리를 고백했던 증인이셨다(딤전 6:13). 그리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고백하면 그 대가로 고난을 받았다. 그러므로 신약성서를 통하여 볼 때 순교란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일이었으며, 그 때문에 당하는 고난을 말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증인 또는 증언이 고대 교회시대에 단순히 증인 또는 증언을 넘어 엄청난 박해를 당하는 것과 연관을 맺게 되면서, 증인이라는 원뜻은 죽음을 겪는 고난과 연관을 맺게 되어 순교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다. 250년 이전에 그리스도인들이 처벌받는 이유는 그들의 이름인 ‘그리스도인들’에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을 그리스도인이라 증언하였고, 이 증언 때문에 순교자(martyr)로 알려졌다.


이들이 고난을 기꺼이 받은 이유는 첫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부인하지 않고 목숨을 구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순교자들은 그들이 진실한 그리스도인이라는 고백을 굳건히 하였다. 이들은 핍박, 투옥, 죽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앙고백으로 고난에 참여하기 위하여 부르심을 받고 있다고 이해했다. 둘째, 자신들의 구원자의 고난을 본받기 위함이었다. 이것은 성도들을 박해하는 선동자로 간주 되는 마귀에 대한 승리였다. 그리고 순교자의 죽음은 영생에 이르는 분투의 영광 된 절정이었다. 이들은 육신이 부활한다는 것을 그들의 증거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리고 무신론의 범죄에 대하여 자신들의 무죄를 증명하고자 하였다.


유세비우스의 『교회사』에 나오는 순교자들은 대부분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다. 그런데 순교자에 대한 개념은 교회 역사의 흐름 가운데 더 넓어졌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순교를 “하나님과 관련된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선한 행위”라고 함으로써, 그리스도교적인 동기를 명확히 하면서 신앙 증거에 종속시켰다.
위에서 살펴본 순교와 순교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통해 우리는 김동훈 전도사의 죽음은 순절이라기보다는 순교라고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는 순교의 원래 뜻인 증인, 곧 그리스도의 증인이었다. 고대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증인은 죽음으로써 그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김 전도사는 죽음으로서 그리스도의 증인의 역할을 신실하게 감당하였던 것이다. 자기를 핍박하고 죽인 사람들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요셉과 같은 신앙의 정절과 스데반과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고 실천했던 김 전도사의 삶과 신앙은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화해와 용서의 복음, 그 진수를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오늘 성처투성이, 부패와 악이 만연된 이 사회와 나라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김동훈 전도사와 같은 신앙과 순교적 삶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다고 말하나 죽지 않고 아직도 살겠다고 꿈틀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김동훈 전도사는 죽음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한 순교자가 분명하다.

김동훈 전도사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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