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생태환경(10)

기사승인 [529호] 2021.10.20  18:31:19

공유
default_news_ad2

- 자연의 자정능력, 가을의 옷을 입다.

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아침 저녁으로 무척 쌀쌀한 날씨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긴 소매의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둘 씩 늘면서 가을의 서늘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늘의 푸르름은 갈수록 색을 더해가고 있고, 모과는 초록빛에서 서서히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옛 추억이 아니라 낙엽일 것이다. 누구나 아련한 옛 추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낙엽 앞에서는 가을을 대표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은 이렇게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색을 바꿔가며 옷을 갈아입고 있다. 사람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얇고 두꺼운 옷을 번갈아 입지만 자연은 그 누구의 보살핌 없이도 스스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성경은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고,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그 어느 것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마 10:29-31)고 말한다. 참새 한 마리까지 세심히 살펴주는 신의 놀라운 계획은 자연에게 자정능력이라는 놀라운 선물을 주었다.

자연은 스스로 생태계 최초의 균형 상태로 원상 복구하는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자연은 어느 누구의 개입없이 스스로 다양한 개체들의 죽음과 아픈 상처를 싸매고 회복할 수 있을까? 바로 보이지 않는 신의 손길의 보살핌이 있어서 가능하다. 자연은 최초의 상태, 즉 창조세계의 시간에서 영원히 고정되어 있다. 자연은 최초 창조의 시간에 멈추어서 과거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다. 어느 것 하나 최초의 상태에서 자연이 균형을 잃게 되면 스스로 복구하는 능력을 가진다. 영양물질, 산소의 농도, 박테리아, 생물학적이고 물리적인 것을 모두 가진 자연에게 그 어느 하나 인간의 개입이나 노력이 필요 없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 움직이고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에 저절로 움직인다. 그 보이지 않는 힘은 최초의 상태, 처음 자연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회로에 내장된 칩처럼 움직인다. 바로 신의 창조의 질서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자연은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잃고 말았다. 자연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자연은 최초의 균형 상태를 복귀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된 것이다.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서서히 자연의 자정능력은 파괴되고 말았다. 자연이 자정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이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역설적이지만 인간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거대한 도화지에 인공 물감을 퍼나르면서 서서히 자연의 색은 그 빛을 잃고 만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손길에 색칠되어진 도화지 안에서 인간의 힘을 의지하는 나약한 존재로 변하게 되었다. 자연의 회복은 인간 스스로의 자정능력에 기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최초 균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자연은 인간의 무분별한 벌목과 생태계 파괴, 지구 온난화, 플라스틱의 홍수로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만 것이다. 자연, 사람의 손에 의존한 채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되면서 자연의 생명력은 인간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은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인간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가 되면서 자연의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우리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한다. 인류는 자연의 균형을 보존할 수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연이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이 하나님의 최초 균형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 우리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자연은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인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류의 그 어떤 노력이 필요로 하지 않는 자연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금 당장 지구 온난화와 플라스틱의 역습에서 자연을 해방시켜야 한다. 자연이 스스로의 회복 능력을 가질 때만 생태계는 유지될 수 있다. 거대한 도화지에 색칠되어 있는 인간의 화학적 조미료와 물감을 조금씩 지워내고 그 자리에 자연의 색이 칠해져야 한다. 가을이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다. 자연은 또 다시 갈색의 선며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인간의 물감으로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의 색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인공 물감을 서서히 제거하는 일만 남아 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독자기고

item34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