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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 칼럼(6)

기사승인 [525호] 2021.09.02  14: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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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두 얼굴

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자국의 경제발전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가장 중점적인 전략적 정책이다. 너나 할 것없이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가장 우선적인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전기와 운송 수단의 발달로 경제성장은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 후, 인간의 삶은 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이전보다 더욱 여유 있고 문화생활 등 다양한 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이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으로 인해 사람들의 씀씀이도 과거와 달리 풍요 속에서 부족함 없는 삶을 누리기 시작했다. 삶의 풍요함은 더없이 소중한 인간의 가치라고 생각한 나머지 인류는 삶의 풍요함 대신 빈곤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모르고 있었다.
  경제적 인간, 즉 시장의 가치와 효용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존재로서의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는 개인의 자산을 늘리고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는 존재를 말한다. 이러한 존재는 지나치게 자본의 가치를 중시여기다 보니 타자의 이익과 배려에 대해 익숙하지 못하고 개인의 이익에 대한 관심에만 치중될 수 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적 이윤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또 다른 이면에서 추구되는 가치를 상실할 수 있다. 바로 지속가능한 생태적 가치에 대한 이해의 상실이다. 개인이 지나치게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고 그 개인을 구성원으로 하는 사회에서는 당연히 경제적 이익과 더 나아가 기업과 단체의 이익을 추구하다보면 자연스레 경쟁 사회에서의 출혈이 발생될 수 있다. 이러한 출혈이 심해질수록 그 출혈로 생겨나는 공동체의 공적 가치는 서서히 뒤로 숨겨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동체의 공적 가치 가운데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바로 생태적 가치와 그 가치를 잘 보존하는 것이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개발 또는 경제 성장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다보니, 경제적 인간에게 보전 또는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가치들이 눈에 들어 올리 없다. 만약 우리가 경제 성장의 구호만을 외치게 된다면 자연의 거대한 숲이 하나둘 씩 사라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개발과 성장은 보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더디게 만들 수밖에 없다. 거대한 숲을 훼손하여 도로와 마천루와 같은 빌딩을 만들고 갯벌을 매우 더 이상 해상 생물들이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의 주범은 바로 경제 개발의 명분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존재로서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너무나 당당해 보일지는 모른다. 우리가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가면을 완전히 벗어던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심장에 서서히 푸른 나무를 심는 훈련이 필요하다. 경제적 가치와 자본이 비록 중요하지만, 인류의 삶과 터전을 상실하면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삶의 자리 즉 인류 공동체의 터전이 상실된다면 높은 빌딩과 거대한 도시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제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서서히 생태적 존재로서의 인간으로 그 가면을 조금씩 벗어 던질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사람은 경제적 인간을 완전히 벗어던질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기억할 것은 경제적 인간 이전에 인류는 자연과 함께 살아온 존재이다. 자연 즉 생태적 공간이 상실된 인간은 더 이상 삶을 이어갈 수 없다. 하늘에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이 옹달샘에 모여서 냇가를 이루고 거대한 강과 바다를 이루는 자연의 가치는 인류의 삶과 같이 한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물이 없이는 인류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이나 돈이 아니라 자연의 소산이자 마시는 물일 것이다. 먹을 물이 없는 공간, 즉 생태적 공간이 상실된 터전에서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이쯤 되면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고 가치 있는 것은 자본이나 경제적 이윤이 아니라 마실 냉수 한잔이 아니겠는가? 생태적 가치는 바로 이러한 것이다. 자본으로 생수를 살 수는 있지만 생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자본은 무의미할 것이다. 생태 즉 자연의 가치는 자본과 비교될 수 없다. 자연, 태초에 빛과 공기 그리고 물과 거대한 숲이 우거진 자연의 가치는 오직 하나님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호모 이코노미쿠스, 이들의 단어가 거대한 자연 앞에서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연 즉 생태적 가치와 그 가치를 최고 우선순위로 하는 생태적 인간으로서 모습으로의 회복이 점점 요청되고 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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