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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화 과정으로서 추도예배 발전과정(3)

기사승인 [493호] 2020.09.26  14: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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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기독교회와 제사문제

안양대학교 신학과 교수 / 교목실장

그런데 1995년에 발표한 사목지침서에서는 “전통 제례의 아름다운 정신은 복음의 빛으로 재조명하여 계속 살려나가 되, 한국 주교회의는 그 표현양식을 시대에 맞게 개선한다”고 언급하면서 제사에 대한 금지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러한 천주교의 제사허용은 천주교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가 제사를 허용할 수 있었던 것은 천주교 교리와 제사가 일정부분 조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천주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리고 성인통공이라 하여 죽은 조상들과의 교통을 인정하는 교리를 가지고 있고, 신위를 모시는 것도 성상을 공경하는 것과 같은 차원이다. 죽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 그들의 연옥에 있는 기간이 단축되고, 마리아와 성인들에게 기도하면 그들이 자신들의 공적을 가지고 예수님께 기도하여 지상에 있는 사람들의 보속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게 죽은 영혼들과의 교제가 가능하고 그러한 교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천주교의 교리는 제사허용에 일정한 역할을 하였다.

III. 중국 기독교회와 제사문제

천주교보다 후에 중국에 들어갔던 기독교 선교사들은 천주교가 이미 제사를 우상숭배로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던 것에 영향을 받아서 자연스럽게 제사를 금지하게 되었다. 19세기 초에 중국선교사들이 Chinese Repository에서 제사와 우상숭배의 관계를 논한 글이 45편 정도 되는데 대부분 제사 금지를 주장하는 내용이다. 중국에서 제사를 금지했던 대표적인 소책자는 메드허스트(Walter T. Medhurst)의 『淸明掃墓之論』(청명소묘지론, 1826), 네비우스(John L. Nevius)의 『社先辨謬』(사선변류, 1859), 두리틀(Jestus Doulittle)의 『寒食淸明論』(한식청명론, 1855) 등 이다. 이러한 서적들은 제사를 금지한 신학적인 이유를 간결하게 설명하였다. 메드허스트는 영국의 런던선교회 소속으로 1820년부터 자카르타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다가 1843년에는 중국 남경으로 들어와 선교사로 활동하였다. 그는 자카르타에서 활동하던 1826년에 『청명소묘지론』을 저술하여 제사를 금지하였다. 중국에서 조상들에게 제사하는 날인 청명절과 관련하여 제사를 금지하는 이유를 6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청명절에 묘지의 풀을 베고 청소하고 효성을 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귀신에게 희생을 드리고 제사를 올리는 것을 금지한다. 조상에게 제물을 드리는 것은 효성을 표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제물을 드리는 대상은 하나님일 뿐이며 조상은 그 대상이 될 수 없다. 부모님에 대해 생전에 효도를 하고 돌아가시면 제사로 모시라는 공자의 가르침에 대해 그것은 그 때의 일이요 지금은 제사드릴 대상은 하나님이시므로 조상에 대한 것은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사는 오래된 풍습인데, 어떻게 없앨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나빠지는 일이 있는데 제사가 그런 경우이다. 제사 비용이 많이 들어 폐단이 많고 조상의 영혼이 죽은 후에 와서 음식을 먹을 수 없으므로 제사는 허례이다. 청명의 좋은 날씨에 즐기는 것은 좋으나 조상에게 제사해서는 안 된다. 부모에게 생전에 효도하고, 사후에 묘지를 돌보는 것은 좋은 일이나 제사는 우상숭배이므로 해서는 안 된다.

중국에서 40년간 선교했고 1890년에 조선에 와서 장로교 선교사들을 교육했던 네비우스가 조상제사의 오류를 지적한 책이 『사선변류』(Errors of Ancestor Worship, 1859)이다. 『사선변류』는 전도지침서인 『宣道指歸』(선도지귀)와 함께 장로교 신학반 교제로 사용되었고 1893년에 시작된 감리교 본처 선교사 교육교재로 사용되어 한국의 제사 금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책이다. 네비우스는 신은 유일한 상제만 있고 상제와 사람 사이의 중보자는 예수뿐이므로 우상은 복을 줄 수 없는데, 어찌 그런 귀신에게 제사지낼 수 있는가? 공자도 예기에서 음사(淫祀)는 복을 내릴 수 없다 했으니 귀신에게 제사지내는 것을 버리고 올바른 길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의 제사의식은 허례허식이 많으며, 신주에 제사하는데 나무에는 靈氣(영기)가 없고 神奇(신기)로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조상제사의 음식은 조상이 음식을 먹는다면 매일 안 드리니 그들이 허기질 것이요 왜 제사 드린 후에 음식의 양에 변화가 없는가? 조상의 도움을 바란다고 하나, 진정한 도움은 상제에게서만 온다.

이은선 박사(교회사)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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