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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Ph.D.) 논문 연재(5)

기사승인 [460호] 2019.10.17  1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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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덕과 악덕 그리고 아프로디테(비너스)

저자: 전경숙 박사, 성공회대 박사(Ph.D.) 한신대 석사(M.Div.) 부산대 학사

원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네 마녀들(Four Witches)>에 표상된 기독교인문주의 연구”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주제는 서양의 종교와 철학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규범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서양사상의 근간이 되어왔다. 중세 교회에 의하여 부인되었던 4세기 나그함마디 문서의 “세계의 기원”(On the Origin of the World)에는 선과 악의 이분법이 여성과 남성에게 똑 같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플라톤-아우구스티누스의 고전의 가르침을 기독교의 신앙과 조화시킨 인문주의는 미덕과 악덕의 개념에 천상적인 사랑과 세속적인 사랑이라는 플라톤식 대치를 들여왔다. 그들은 제우스와 디오네의 딸인 아프로디테 판데모스(Aphrodite Pandemos)를 세속적인 사랑으로, 그리고 크로노스의 딸로 어미를 취하지 않고 태어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Aphrodite Urania)를 천상의 사랑으로 보았다. 이 시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La nascita di Venere)>은 비너스가 몸을 입었다는 세속성을 보여준다. 이제 인류의 타락은 인간의 불복종보다는 이브의 몸, 즉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더 큰 문제라는 견해가 부상한 것이다.

루터의 성경전서 초판 삽화와 루터의 개혁내용을 주로 그렸던 비텐베르크의 궁정화가 루카스 크라나흐(Lucas Cranach d. Ä.)의 <루크레티아(Lucertia)>에는 남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잘 표현되어있다. 관객은 <루크레티아>를 보면서 고대 왕정 로마의 ‘타르퀴니’가 ‘루크레티아’를 강간하여 자살에 이르게 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고, 여성의 아름다운 신체는 욕망의 대상이자 남자를 죄로 이끌어 파멸케 한다는 도덕화 된 죽음의 상징(memento mori)을 읽고 각성하게 된다.

뒤러의 동판화 <헤라클레스 앞에서 미덕과 쾌락의 싸움(The Combat of Virtue and Pleasure in the Presence of Hercules>은 <네 마녀들>과 비슷한 시기의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 고전적인 긴 옷을 입고 머리끝을 동그랗게 묶은 여성이 왼편 아래 반인반수(半人半獸)의 괴물 사티로스(Satyros)옆에 앉아 있는 화려한 머리의 나체의 여성을 지금이라도 당장 내려치려고 한다. 머리끝을 동그랗게 묶은 여성은 미덕의 성에서 달려온 비르투스(Virtus)이고, 화려한 머리를 한 나체의 여성은 쾌락의 볼룹타스(Voluptas)이다. 화면 오른쪽에 화가들이 비너스를 그릴 때 즐겨 함께 그렸던 어린 푸토가 놀라며 도망치고 있는 앞으로 수탉모양 머리장식을 한 나체의 건장한 남성이 굵고 튼튼한 나무토막을 양손으로 받쳐 들고 앞으로 내밀며 이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수탉은 용기, 승리, 경계심을 나타내며, 헤라클레스는 모든 형태의 악의 정복자이다. 뒤러는 악덕과 미덕, 이 둘의 이론상의 논쟁을 현실의 투쟁으로 표현하면서 마치 이 논쟁을 중지시키려는 듯이 그리스도의 예표(豫表)인 헤라클래스를 등장시켰다. 그리고 뒤러는 두 여성들의 특징적인 머리모양에서 관객에게 <네 마녀들> 속 비너스의 오른편 인물이 미덕의 여성 비르투스와 비슷하다는 걸 느끼게 한다.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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