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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Ph.D.) 논문 연재(3)

기사승인 [458호] 2019.10.03  15: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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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러의 작품 속 경건과 민족적 자각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M.Div.) 부산대학교 수학과

원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네 마녀들(Four Witches)>에 표상된 기독교인문주의 연구”

14세기 초부터 시작된 신비주의 운동은 독일에서는 도미니쿠스 수도회를 중심으로 경건을 강조하며 활발하게 일어났다. 인간이 명상을 통해 ‘신성’(Gottheit) 속에서 ‘아무런 중재 없이’ 하나님과 ‘신비적인 연합’을 하고자하는 이 운동은 에크하르트(Eckhart von Hochheim)에 이어 주조(Heinrich Suso) 등 그의 제자들에 의해 더욱 확대 발전되고 성직자뿐만 아니라 평신도 단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 공동생활 형제단(the Brothers of the Common Life)의 활동은 ‘근대 경건’(Devotio moderna)이라고 불리어지고, 빠르게 확산되어 독일, 스위스, 네델란드 프라하 등 여러 곳에 학교를 세우면서, “일상생활”(common life)의 중요성과 함께 경건을 실천했다. 에라스무스와 루터 등도 이들이 세운 학교 출신이다.

또한 15세기 중엽 인쇄술의 발달은 인문주의자들의 고전고대(classical antiquity) 연구에 박차를 가했고, 그 성과물인 번역본들은 폭넓게 전파되었다. 특히 기원전 100년경에 타키투스가 썼던『게르마니아(Germania)』가 재발견되자, 독일인들은 자신들이 전설적이고 고귀한 조상에서 유래했다는 흥분으로 열광하게 된다. 독일인문주의자들은 로마 교황의 도덕적 타락성에 독일인의 도덕적 순결성을 대비시켰다. 인문주의자이자 시인이었던 휴텐(Ulrich von Hutten, 1488-1523)은 1500년대를 맞으며 “오 새로운 세기여! 오 지식이여! 살아있는 것이 기쁨이로다!(O saeculum! O litterae! Iuvat vivere!)”로 시작하는 글을 뒤러의 둘도 없는 친구인 뉘른베르크의 빌리발트 피르크하이머(Willibald Pirckheimer)에게 보냈다.

독일의 또 다른 경건운동은 1474년 도미니쿠스 수도회에서 설립한 ‘로사리오(rosario, 장미화관) 형제회’이다. 기독교미술에서 장미는 마리아를 가리키고 붉은색은 그리스도의 사랑, 흰색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의미한다. <장미화관의 축제(The Feast of the Rose Garlands)>는 뒤러가 두 번째 이탈리아여행 중, 당시 베네치아 중심에 있던 로사리오형제회에 속한 대규모의 독일인 상인연합회로부터 그들의 교회인 산 바르톨로메오교회의 제단화를 그려달라는 위임을 받고 그린 것이다.

원래는 옥좌에 앉은 마리아와 아기예수가 장미화관을 베푸는 내용이지만, 뒤러는 마리아 옆에 독일 도미니쿠스 수도사도 그려 그에게 함께 장미화관을 베푸는 영광을 주었다. 뒤러는 또한 평신도 그룹인 오른쪽의 인물들을 맨 앞의 당시 독일 황제(막시밀리언 1세)를 비롯한 실제인물들로 그리면서 독일황제가 왼편 성직자 그룹의 교황보다 먼저 머리 위에 장미화관을 받아쓰고 있게 그렸다. 그리고 오른쪽의 평신도 군중 맨 뒤편에 “알브레히트 뒤러, 한 게르만인, 5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1506”이라고 쓴 흰 종이를 들고 있는 자신의 초상을 넣으면서 이탈리아 땅의 독일인들에게 민족적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했다.

뒤러의 만년의 정수로 꼽히는 <슬픔의 남자로서 자화상>은, 뒤러가 네덜란드 여행 중 고래를 보기 위해 질란트 해변까지 보트를 타고 갔다 온 후, 고열과 여행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을 때의 그림이다. 뒤러는 주조의 ‘고통의 신비주의(die Mystik des Leidens)’를 실천하려는 듯이 그리스도의 수난의 채찍들을 십자가 모양으로 포갠 자신의 양 손에 하나씩 쥐고 있게 그려 하나님과 연합하고 싶은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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